경제·금융 정책

[한반도경제포럼] 아시안게임 北응원단 문제는

88올림픽때 동독 지원 서독처럼… '파견 불발' 작은 현안부터 먼저 해결을

제작해놓은 응원복 1,000벌

참석 땐 흥행에도 큰 도움

이날 포럼에서는 "아시안게임의 북한 응원단 파견 불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작은 현안부터 해결해나가는 것이 통일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얘기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대북사업의 당사자이기에 조심스럽다"면서도 "지난 협상 과정을 보면 북한이 응원단 파견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게 (파견 계획이) 취소됐다. 아직 기회가 있는 만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이사는 "북한 응원단이 오면 제공할 목적으로 응원복을 1,000벌 이상 제작해놓았다"면서 "남과 북이 같은 옷을 입고 응원할 수 있다는 생각에 준비했는데 이게 무산되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번 교황 방문 때도 감사의 뜻으로 옷 7,000벌을 제공하기도 했다.


대외흥행을 감안하면 북한 응원단의 체류비용보다 수익이 더 클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는 "지난 1991년 납북협력기금을 만들어서 5조원 넘는 돈이 집행됐는데 북한 응원단의 체류 지원은 결코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티켓 판매량이 30%로 저조한 마당에 북한 응원단 파견은 오히려 대외흥행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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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단 문제를 민족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정부가 국제 관례를 들어 응원단의 체류비는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의 경우 한 민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양창석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감사는 "88올림픽 당시 주한 서독대사관은 동독 선수단과 응원단에도 서독과 동일하게 지원했다"면서 "민족자결권 개념으로 대북 문제에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고 통일준비위원회가 이 부분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의 응원단 파견이 불발된 것의 주된 이유가 북측에 있는 만큼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응원단 파견이 불발된 것의 본질은 이설주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설주가 응원단 출신이므로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국내 언론에서 이설주와 관련된 보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북한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편 "북한 응원단이 인천에 와서 응원하게 된다면 스포츠를 통한 남북한 화해 분위기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응원단 참가는 북한이 자발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정부가 먼저 요구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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