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으로 간다는 A라는 배가 있었다.
A의 선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때까지 관심도 없던 보물섬으로 가는 지도와 항법을 발견해 조만간 보물섬으로부터 많은 보물을 가져와 국부를 축적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겠다고 했고 사람들은 이에 환호했다. 많은 찬사와 지원이 선장에게 쏟아졌지만 결국 A의 설계와 보물섬 찾기는 부풀려진 조작임이 발견됐다.
이때부터 A의 선장, A의 축조 관계자과 선원 등은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기 시작했다.
보물섬에서 보물을 가져와야만 당장의 배고픔에서 탈피해 생존이 가능한 절박한 사람들은 끝까지 보물섬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선장에게 다시 배를 만들고 보급물자를 싣고 갈 수 있는 시간을 주자고 했으나 이미 대부분의 항해 전문가는 선장이 보물섬을 발견할 만한 지도력과 항해기술이 충분치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많은 국민들이 보물선에 대한 희망이 없어졌음에 비통해 하고 심지어는 A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보물섬으로 가는 배는 반드시 A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거대한 A라는 존재에 가려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보물섬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 ‘숱한 배’들이 아직 우리나라에는 수십, 수백척 이상 있다. 그중에는 과거 A라는 배의 존재감에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희망 아래 독자적인 기술로 배를 만들고 독자적인 항법으로 보물섬을 향해 배를 띄운 사람들도 있다.
보물섬에서 난치병 환자 치료라는 소중한 보물을 갖고 오기 위해서는 어느 특정한 하나의 배만으로는 안된다. 현재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기업으로서 말하자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역시 발생학ㆍ면역학ㆍ세포생물학 등은 물론 각각의 질환에 관한 임상적 연구가 복합적으로 맞물렸을 때 가능한 것이다.
어느 한 분야의 연구진이 독보적으로 뛰어나다고 해서 난치성 환자를 완치시킬 수는 없다. 이제는 보물섬에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다룬 많은 배들에 주목해야 할 때다.
“금반지 하나가 웅덩이에 떨어져 낙심하려 할 때 웅덩이 바닥을 보니 거기에는 금ㆍ은ㆍ다이아ㆍ사파이어ㆍ루비 등의 반지들이 엄청나게 떨어져 있더라”는 강철수 화백의 작품 속 한 구절처럼 더 많은 배들의 보물섬으로 가는 무한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