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대북제재 강도 왜 높이나?

'면피용 이중플레이' 가능성<br>선박 검색등 '적극적 PSI' 반대 입장은 변함없어<br>외형상 제재동참 명분 쌓으며 실제론 北달래기<br>北 2차 핵실험땐 국경봉쇄등 강력 조치 취할듯



중국이 대북 제재의 강도를 높여가면서 ‘중국의 본심’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은 북한 접경 지역 금융기관의 대북 송금을 제한한 데 이어 현금 결제까지 중단했지만 이 조치에 얼마나 힘이 실려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즉 공문으로 지시를 했다지만 조치를 위반하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북한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국이 접경지역 단속을 통해 외견상 대북 제재 대열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형국이다. 중국은 이미 이번주 들어 단둥 등 접경도시 세관에서 북한으로 가는 통관 화물에 대한 검색을 강화했다. 경제 제재에도 동참하고, 소극적이기는 하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도 발을 내딛고 있는 것. 그러나 북한의 후견자를 자임하는 중국의 대북 외교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움직임을 본격적인 제재 동참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북한 제재 조치들은 이른바 ‘흉내 내기’나 ‘면피용 이중 플레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국제사회 압력의 예봉을 피해나가면서 제재 동참이라는 명분을 쌓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중국은 여전히 해상 선박 검색 같은 적극적인 PSI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외교적 해법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양쪽의 눈치를 보며 외형적으로는 ‘북한 때리기’에 나섰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 달래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중국 등 동북아 4개국 순방을 앞두고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절정에 달했고, 이와 동시에 중국이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라이스 효과’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의 방중을 전후해 중국이 연일 위안화 절상 조치를 취한 것과 흡사하다. 실제 라이스 장관이 16일 “중국이 제재 의무를 반납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압박하자 중국은 17일 류젠차오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안보리 결의 1718호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화답했다. 주목되는 것은 류 대변인의 다음 발언이다. 류 대변인은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에서는 모든 게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화물 검색 조치 등은 통상적인 절차라는 뉘앙스다. 이에 앞서 16일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 대사도 “화물 검색에는 동의하지만 압류하거나 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중국의 최근 조치가 미국이 의도한 대북 봉쇄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추가 핵실험을 막기 위한 압박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나선다면 중국은 미국과 일본이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군사 제재에 돌입하지는 않더라도 국경봉쇄 등 강력한 경제 제재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자칫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이지 체제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체제 붕괴로 발생하는 대량 탈북자가 중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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