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10일] 어떤 선택

1만여개의 일자리 창출. 연간 5,000억원의 소비력 상승. 세수 55억여원 증가. 지난 8일 현대중공업이 착공한 군산조선소가 내년 8월에 완공된 후 군산 지역에 새롭게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들이다. 바다를 간척해 만들어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조선소 하나가 들어서면서 지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반면 STX중공업이 추진하고 있는 마산 조선기자재공장은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한 걸음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마산시가 STX중공업의 조선기자재공장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이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로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남 마산시 구산면의 주민대표 5명과 재단법인 수정성모 크라피스트 수녀원은 지난달 29일 창원지방법원에 경남도지사를 상대로 ‘매립 목적이 변경된 수정만 매립지의 후속 행정절차’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마산시가 4일 수정만 매립지의 매립사업 목적을 당초 승인을 받았던 주거용에서 공업용으로 변경한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지역 여론이 좋지 않자 STX중공업도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STX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마산시는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주민의 반대가 너무 심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며 “현재 확보하고 있는 조선기자재 공간이 비좁아 1~2년 안에는 반드시 공장을 새로 지어야 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대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좋은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매립지 사업목적 변경에 대한 불법여부가 쟁점이지만 실제로는 환경오염 정도를 둘러싼 양측 간 견해 차이가 가장 큰 문제다. 하지만 조금만 침착하게 상황을 바라보자. 지역주민과 마산시가 서로 다르게 주장하고 있는 환경오염의 정도는 객관성을 가진 실사를 통해 검증할 수 있는 문제다. 또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면 마산시와 STX중공업이 나서 추가로 마련해 지역주민을 설득하면 된다. 개발에 앞서 환경문제를 검증하는 작업은 이미 수많은 사례에 걸쳐 진행됐던 필수적인 절차로 지역주민과 마산시ㆍSTX중공업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필수적 절차인 것이다.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무조건 환경을 포기하는 일도 환경을 지키기 위해 무조건 경제적 이익을 외면하는 일도 모두 비합리적이다. 규정된 절차를 준수하고 진심 어린 설득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성숙된 사회로 가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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