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재정적자 누적'에 대한 학계의 경고

지난주 말 한국재정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정부 재정지출 증가율을 법으로 제한하고 법인세 인하 등 세제개혁을 시급히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광 외국어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재정지출과 재정적자의 동시 확대는 나라살림의 지속성 문제뿐 아니라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등의 부작용이 크다“며 “앞으로 최소 3년간 세출예산을 동결하고 총지출이나 재정적자 규모 등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법인세ㆍ상속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대신 부가가치세ㆍ담배세 세율 인상 등으로 세수결함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나성린 한양대 교수도 재정규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금의 재정지출 추세와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귀담아들을 만한 의견이라고 본다. 재정은 참여정부 5년 내내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국가채무는 올해 말 30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2002년 133조6,000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국가채무 급증은 공적자금 상환 등의 이유가 크지만 과다한 복지 확대, 공무원 수 증가, 지역균형발전 등도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하나 경고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민간전문가만이 아니라 감사원장까지 재정의 적자구조 고착화를 우려하며 복지재정 내실화와 정부 기능재편 및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예산편성의 효율성과 재정안정성을 위해 중기 재정계획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재정지출 억제 효과는 거의 없다. 국가채무 급증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런 만큼 정부의 재정운용 탄력성을 확보하면서도 재원조달 능력 범위를 넘어서는 무분별하고 방만한 지출을 법적으로 억제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법인세 문제도 폐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인하를 검토할 만하다. 세율인하가 세수감소를 초래하지만 기업들이 세금부담을 덜면 투자를 늘려 고용사정이 좋아지고 소득증가로 소비가 늘어나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 유럽 각국이 마치 경쟁을 하듯 법인세를 앞 다퉈 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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