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위기의 월가] <중> 투자은행 시대 갔나

차입투자 의지한 '첨단 금융'<br>'부실 주범' 으로 줄줄이 몰락


[위기의 월가] 투자은행 시대 갔나 차입투자 의지한 '첨단 금융''부실 주범' 으로 줄줄이 몰락 뉴욕=권구찬 특파원 chans@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올 들어 미국 5대 투자은행 가운데 3개가 붕괴되자 세계 금융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투자은행의 신화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최첨단 금융공학을 활용, 경이적인 수익을 챙겨 자본주의의 총아로 불리던 투자은행의 비즈니스모델이 금융시장의 부실을 확대시킨 장본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살아남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됐다. 미국 금융자본주의의 상징인 투자은행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고 전통적인 상업은행 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 출신의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미국 금융산업이 대변혁기를 맞고 있지만, 이 위기는 씨티그룹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 투자처인 은행예금이 늘어나고 전세계적으로 거점과 금융상품을 분산한 것이 언젠가는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메릴린치를 인수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케네스 루이스 회장은 두 개의 남은 투자은행도 결국은 상업은행 품에 안기게 될 것이라며 투자은행 종말론을 제기한 바 있다.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가장 손실이 많은 1~5위 금융기관 가운데 메릴린치(2위)를 제외한 다른 4곳은 모두 상업은행이지만 이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에 비해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는 지난 3월에 붕괴됐고 158년 역사의 리먼브러더스는 하루아침에 파산했다. 예대 마진을 추구하는 상업은행을 우습게 알던 투자은행들은 이제 그들에게 구명줄을 요청하고 있다. 순수 투자은행 몰락의 배경에는 과도한 레버리지(차입투자)와 첨단 금융공학으로 탄생시킨 파생상품에 대한 맹신, 실적 지상주의와 과도한 연봉체제, '고위험-고수익' 투자구조 등 복합적 요인이 뒤섞여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본다면 투자은행은 자체적인 신용 외에는 외부 충격을 방어할 방화벽이 없다는 결정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예금자를 보호해야 하는 상업은행은 자기자본비율과 대손충당금 적립 등 자산건전성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이런 규제는 은행의 수익률을 떨어뜨리지만 충격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한다. 반면 투자은행은 규제당국의 간섭을 거의 받지 않는다. 리먼브러더스는 자본금의 3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켰고 살아남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역시 25배를 부풀렸다. 글로벌 신용위기는 이런 자금조달 구조를 일거에 깨뜨렸다. 상업은행과 달리 소매 점포를 통한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도 투자은행 모델의 약점이다. 천문학적인 투자은행 경영진의 연봉이 말해주듯 실적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실적만능주의는 '고위험-고수익'을 좇는 투기적 패턴으로 몰고 갔다. 노벨상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단기 성과에 집착하면 과도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경영진의 연봉 인센티브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3개의 투자은행이 간판을 내렸다고 해서 투자은행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관측은 아직 성급하다.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고 BoA가 메릴린치를 합병한 것은 IB의 가치와 상품성을 인정한 결과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오히려 경쟁자 제거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투자은행들도 상업은행처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유동성을 공급받으면서 금융당국의 간접적인 규제를 받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자산운용과 재무건전성 유지 등 제도적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자본시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 투자은행은 영원할 것"이라며 "과거의 금융위기 때마다 투자은행이 진화를 해온 것처럼 미국의 수많은 지역 투자은행들은 언젠가는 월가의 메인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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