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미드필드진이 부상으로 빠진 아드보카트호가 노르웨이와 해외 첫 평가전에서 무기력한 공격력을 여실히 보여주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전(한국시간) 노르웨이오슬로 울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스위스전 맞춤 상대인 북유럽 강호 노르웨이와 평가전에서 득점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김남일(수원 삼성),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등 주전 미드필드진이 부상으로 모두 빠진 채 김두현과 김상식(이상 성남 일화), 백지훈(FC 서울)이 선발로 출격한 아드보카트호는 경기 시작부터 상대의 압박에 밀려 중원 주도권을 내주며 활력 없는 경기를 펼쳐나갔다.
◇ 중원 장악 실패로 인한 공격력 부재
베테랑 미드필더가 빠진 아드보카트호는 경기 시작부터 상대의 큰 체구에서 나오는 강한 압박에 밀려 볼을 빼앗기는 경우가 잦았고 패스 미스도 종종 터져 나왔다.
미드필드에서 압박에 밀리고 실책이 잦다 보니 전반에는 상대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느라 정신이 없었고 슈팅도 많이 허용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미드필드에서 공격수에게 연결되는 패스가 부정확해 중간에 상대 수비수에게 차단되는 경우가 많았고 설기현(울버햄프턴)과 정경호(광주 상무) 등 윙 포워드도 활발한 측면 돌파를 하지 못하며 상대 수비를 편하게 해줬다.
최전방에서도 안정환(뒤스부르크)이 공간을 만들어주지 못하면서 미드필드에서 공을 줄 곳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후반 들어 한국은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을 중앙 수비수로 내려세워 스리백으로 전환한 뒤 좌우 풀백인 김동진(FC 서울)과 이영표(토튼햄)를 미드필드에 배치,중원 장악에 나섰고 공격도 조금씩 살아났다.
김동진과 이영표가 적극 공격에 가담한 데다 상대보다 강한 체력을 앞세워 중원압박에 나선 결과 공격수에게 연결되는 패스도 정확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견고한 수비벽을 쉽게 뚫는 데는 실패했고 찬스를 골로 연결하는 결정력도 아직은 다듬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 수비벽은 견고..`월드컵서는 글쎄'
아드보카트호의 수비벽은 이날 평가전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결과적으로는 합격점을 받았다.
최진철(전북 현대)과 김진규(이와타)가 중앙을 지킨 한국의 포백 수비진은 전반상대의 파상 공세를 적절히 막아냈고 후반 들어 스리백으로 전환됐을 때도 큰 문제없이 골문을 지켜냈다.
하지만 종종 상대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는 허점을 보였고 수비 뒷공간으로 연결해주는 스루패스에 결정적 찬스를 내줄 뻔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노르웨이의 공격진의 슈팅에 정확도가 떨어지며 결정력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은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이날 평가전이 스위스나 프랑스 등 유럽팀을 가상한 맞춤형 모의고사였지만 알렉산더 프라이(스위스)나 티에리 앙리(프랑스)가 버티는 상대 공격진은 노르웨이보다 훨씬 강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