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장쉬의 기풍

제4보(27~36)


장고 25분 만에 다카오는 흑27로 슬그머니 물러섰다. 이렇게 되면 백은 28쪽에서 몰아 백 한 점을 버리고 두게 된다. 흑31로 단속한 것은 정수. 난전이 예상되던 바둑이 갑자기 조용해진 느낌이다. 여기서 다카오가 고민한 내용을 확인해 본다. 다카오는 원래 참고도1의 흑1로 치받을 예정이었다. 백이 2로 받아주면 즉시 3으로 몰아 한바탕 싸운다는 수읽기였다. 대략 백20까지의 진행이 예상되는데 백이 호락호락 잡힐 것 같지 않아서 고민을 했던 것이다. 복기 시간에 다카오가 이 코스를 얘기하자 장쉬는 고개를 흔들며 다른 그림을 제시했다. 그것은 참고도2의 백2 이하 6이었다. “이것으로 백이 좋은데 다른 연구를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장쉬) “과연 그렇군.”(다카오) 밀착분석팀의 이시다 아키라는 실전의 백32로 가에 두고싶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것이면 흑은 나로 우상귀를 굳히게 되는데 그때 백다로 우변을 키우면 그 일대가 백의 확정지가 된다는 얘기였다. “그것으로 백이 나쁘지 않지만 장쉬는 기풍상 그런 식의 집짓기는 애초에 생각도 하지 않을 거야. 장쉬는 평화주의자가 아니거든.”(고마쓰 9단) 백32로는 33의 자리가 더 급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었고 흑35로는 타이트하게 라까지만 벌리고 싶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실전의 착점들을 완착이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장면이다. 좌상귀의 접전이 이 바둑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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