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카더라' 루머 난무… 흉흉한 증시

지수 급락따라 증권맨 투신 자살설<br>투자자, 증권사에 항의 문의전화 빗발<br>기업들 상장·유상증자도 줄줄이 연기


‘증권가’가 흉흉하다. 급락장을 반영하듯 매일 ‘카더라’식 루머가 양상되고 있으며 증권사에는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항의성 상담전화가 넘쳐난다. 기업공개 연기와 유상증자 취소 등으로 시장 기능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자금줄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 3일 오전에는 모 증권사 간부의 자살설이 증권가 메신저를 타고 돌았다. A증권사의 강남지점에 근무하는 L 차장이 장 시작 직후 통화를 마치고 담배를 피운다고 옥상에 올라간 후 투신자살했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그때가 코스피지수 1,600선이 붕괴된 순간이어서 충격은 심했다. 하지만 해당 증권사는 곧바로 메신저를 통해 ‘사실 무근이다. 악의적인 루머’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주식투자에 실패, 자살한 사건이 증시 급락 때마다 있었어 이번 루머가 사실처럼 여겨졌다”고 말했다. 루머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혼란스럽다는 의미이다. 시장이 흔들리면 평소에는 믿지 않는 허황된 일도 쉽게 받아들인다. 최근 하나투어가 CJ그룹에 매각된다는 루머가 메신저를 통해 돌며 이 회사 주식의 급등락을 부른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들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생겼다. 온라인게임업체인 드래곤플라이는 7월 중순을 목표로 추진해온 기업공개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따라 600억원가량의 자금조달이 불가능해졌다. 전날에는 SKC&C가 기업공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유상증자도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 증권사 창구는 한산하다. 펀드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나마 환매 요구가 적은 것은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환매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창구에는 자신의 주식과 펀드에 대해 상담하는 전화는 크게 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상황을 묻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모두가 펀드런(펀드 대량 환매)을 걱정하면서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단기 급락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실적추정치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증권가에서 통용돼온 코스피지수 1,600선이 지지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리포트는 “경기둔화 및 주가 하락시기에 애널리스트들이 당해 분기의 추정치만 낮추고 미래의 이익은 실제보다 과대계상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가 바로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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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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