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인하로 촉발된 은행자금 이탈 현상이 한달 만에 멈춰 섰다. 3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의 여ㆍ수신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 4월 말 현재 이들 은행의 총수신잔액은 677조318억원을 기록, 전월 말(676조3,570억원)보다 약 0.1%(6,748억원) 증가했다. 특히 수신 가운데 정기예금으로의 자금 회귀 현상이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수신잔액은 전월 말 대비 1.33%(4조1,118억원) 증가했다. 이에 앞서 이들 은행의 전월 말 대비 총수신잔액 증감률은 ▦1월 말 1.22%(8조1,099억원) ▦2월 말 1.90%(12조8,066억원)를 나타내다 ▦3월 말 -1.75%(-12조291억원)로 급격한 하락세로 반전했다. 예금 자금의 은행이탈이 4월 들어 제동이 걸린 것은 국내외 악재로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인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 시중은행의 자금담당 임원은 "지난달에는 천안함 사태로 뒤숭숭한데다 미국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사기혐의로 피소됐고 유럽에서는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가 재차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며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금의 은행 이탈을 막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상품 가운데서는 비교적 고수익상품으로 꼽히는 지수연동예금(ELD) 판매 실적이 호조를 이어갔다. 특히 신한ㆍ하나ㆍ기업은행의 ELD 신규 판매액은 ▦지난해 12월 말 3,648억원 ▦올 1월 4,666억원 ▦2월 5,086억원 ▦3월 5,091억원 ▦4월 5,437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은행의 대출 실적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예금에 비하면 증가세가 덜 가파른 편이다. 5대 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26조6,401억원이던 것이 이후 4개월 연속을 총 1.22%(7조6,602억원) 늘어 올 4월 말 현재 634조3,003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월 말 190조42억원에서 4월 말 190조7,495억원으로 약 7,000억원가량 증가했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이사가 잦은 봄철 특성상 주택담보대출이 다소 늘어난 것 같다"며 "하지만 정부의 대출규제가 유지되고 있고 주택 미분양이 적체돼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주택담보대출 확대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