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승기] 캐딜락 CTS 쿠페

강렬한 포스…질주 본능…연비는 아쉬워


범상치 않은 '포스'를 뿜어내는 쿠페 한대가 영동고속도를 달리고 있다. 캐딜락이 CTS센단을 변형시켜 선보인 CTS 쿠페다. 다른 차로 시승을 나갔던 지인과 휴게소에서 차량을 바꿔 CTS 쿠페가 달리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었다. 제법 먼 거리에서도 CTS 쿠페는 한 눈에 들어온다. 디자인이 전해주는 인상은 단순한 '존재감' 이상의 뭔가가 있다. 달리던 차가 갑자기 변신을 시작해 외계에서 날아온 로봇이 돼 쉐보레의 '범블비'와 전투를 벌일 것만 같다. 외관 전체가 '극단적'인 직선으로 디자인 됐다. 또 전면의 대부분을 차지한 크롬 도금으로 치장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렬하다 못해 위압적이다. CTS 세단과 차이가 거의 없지만 쿠페형으로 디자인된 측면 및 후면과 조화를 이뤄 더욱 튀어 보인다. 주체할 수 없는 포스는 천장에서 트렁크 라인으로 이어지는 루프라인과 짧은 오버행에서 고조되다, 날카로운 느낌의 수직 리어 램프와 완만한 'V'모양으로 각이 진 트렁크에서 절정을 이룬다. 분명 다이나믹함은 강조되지만 '요란스럽다'는 느낌도 지우기 힘들다. 주차장에서도"나는 달리고 싶다"고 외치는 듯한 CTS 쿠페의 주행성능은 어떨까. 차량이 많지 않은 고속도로 구간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실었다. 3.6ℓ V6 VVT 직분사 엔진이 기다렸다는 듯이 힘을 발휘한다. 최고출력 304마력(6,400rpm), 최대토크 37.8kgm(5,200rpm)의 성능을 자랑하는 이 엔진은 2008년부터 2년 연속 미국 워즈오토로부터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승차감은 미국차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한다. 고속 주행에서 흔들림이 없고 서스펜션은 예상 밖으로 딱딱하다. 역시 아쉬움은 연비다. 1.8톤에 달하는 중량의 부담 때문인지 공인연비는 8.8㎞/리터에 불과하다. 시승을 마친 후, 마치'태권 V'에서 내린 아이처럼 차량 구석 구석을 살폈다. CTS 쿠페의 문을 여는 방식은 다른 차와 다르다. 손잡이에 달린 터치패드를 엄지 손가락으로 가볍게 닿으면 문이 열린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럽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커버와 센터 콘솔, 도어 트림 등 재단에서부터 스티칭까지 역시 수작업으로 마무리돼 마치 특별 주문으로 제작된 듯한 품격을 선사한다. 메탈릭한 느낌의 센터페시아와 그 위로 8인치 팝업형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있다. 그런데 굳이 팝업형을 선택할 이유가 있었을까 의문이다. 뒷좌석 공간은 아예 없는 듯이 좁지도 그렇다고 넉넉할 만큼 넓지도 않다. 보스턴백이나 실을 수 있는 다른 쿠페와는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른이 편안하게 앉기는 힘들어 보인다. 또 룸미러를 통한 시야가 좁아 후방을 살피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 이밖에 전자제어 주행안정장치와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 등 안전장치를 갖췄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6,380만원. 미국의 자존심과 같은 브랜드를, 그것도 과감한 디자인의 쿠페로 폼 나게 타기를 원한다면 안성맞춤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