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경제학회 학술대회] “現정부 개혁ㆍ안정 다 놓쳤다”

`참여정부는 구조조정과 개혁을 소홀히 한 데다 경기안정마저도 지키지 못하면서 결국 정체성을 상실했다` 12일 한국경제학회가 주최로 서울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열린 `2004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경제학자들은 지난 한 해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개혁이나 안정 `두 마리 토끼`가운데 한 마리도 제대로 못 잡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32개 학회가 참여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투자활성화, 금융시장안정화 등 2가지 정책을 최우선으로 강도높게 실시했더라면 다른 정책은 부수적으로 실효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그나마 성과를 거둔 부동산시장 안정화대책 외엔 당초 예상한 효과를 거둔 정책이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가 백화점식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한 우선순위나 구체적 실현방안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4ㆍ3대책 이후 금융시장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거의 없다는 낙관적 진단을 내렸지만 하반기엔 LG카드 문제가 다시 심각하게 드러났다”며 “산업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하게 한 것은 시장원리와 개혁에 역행하는 참여정부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용불량자 문제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신용회복지원제도는 실효성이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정책 입안의 혼선으로 도덕적 해이만 야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중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참여정부는 앞으로 제도의 질적개선과 대외개방확대를 추진하지 않을 경우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3~2007년 4.8% ▲2008~2012년 4.5%로 점차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원장은 “이렇게 되면 취업자의 질적 구성이 개선되더라도 취업자 증가율은 계속 떨어지면서 향후 5년간 잠재성장률은 90년대 후반보다 낮아진다”며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을 양대축으로 하는 국가기술혁신체계 구축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장희 한국경제학회장은 “올해 경제도 만만치 않다”며 “정치적으로는 4월 총선이 예고돼 있고 경제적으로는 LG카드 처리와 새로운 성장동력발굴문제, 대외적으로는 한ㆍ칠레 FTA 등 무거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어 참여정부의 현명한 처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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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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