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선거참사 민주당, 제1 야당 지키려면…

4ㆍ24 재보궐선거에서 우리나라 제1 야당의 모습이 사라졌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고 김무성ㆍ이완구 두 거물급 새누리당 후보도 금배지를 달면서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12곳 선거구 중 6곳에 후보를 낸 민주통합당은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선거 참사'라 불릴 만한 참혹한 패배다.


특표율마저 바닥 수준이다. 6곳의 선거구 투표인 13만3,657명 중 민주당을 지지한 유권자는 20%(2만6,770명)에 그쳤다. 대선 득표율의 절반도 안 된다. 이 중 3곳은 새누리당에서 후보조차 내지 않았던 곳이다. 가평군수 선거에서는 겨우 9.3%밖에 지지를 못 얻어 4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4ㆍ11 총선 당시 여주ㆍ양평ㆍ가평군 야권 단일후보의 지지율(32.5%)에는 3분의1에도 못 미쳤다. 과거 10년간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인가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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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보선은 민주당이 제1 야당이 아니라 들러리 정당, '불임(不妊) 정당'으로 전락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애초부터 선거에 관심을 있었는지조차 모르겠다.

민심을 읽으려는 노력도 없었다. 대선에서 왜 졌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고 노원병에서 후보를 낼 수 없었던 진짜 이유도 몰랐다. 지방선거 무공천을 떠들고서 정작 선거가 다가오자 고개를 돌리는 무책임도 보였다. 말로는 혁신을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보여준 것은 계파싸움과 노선투쟁뿐이었다. 민심이 민주당을 외면한 게 아니라 민주당 스스로 민심을 떠민 것이다.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던지려 한 메시지는 민주당의 붕괴가 아니라 변화였다. 대선 패배 직후 말했던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혁신하는 모습"을 지금이라도 보여달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계파와 특권을 버리고 국민에게 다가가 건강하고 튼튼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한 제1 야당으로 다시 태어날지, 아니면 안철수식 새 정치에 흔들리는 조각배가 될지는 전적으로 민주당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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