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루슨트-알카텔 '합병 결렬'

이사진 구성·지분배분 문제싸고 이견 사상 최대 규모의 세계적 통신장비 업체간 합병으로 기록될 뻔했던 미국 루슨트와 프랑스 알카텔사와의 합병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끝났다고 양사가 29일 공동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두 회사는 협상 결렬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업계 소식통들은 이사진 구성과 지분 배분과 관련된 의견차이 때문에 합병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루슨트는 당초 자사와 알카텔이 42대 58의 비율로 합병하는 것에 합의했었으나 대외적으로 50대 50의 동일 지분으로 합병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협상 결렬의 근본 원인은 다른데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합병 결렬에 대해 "유동성 위기에 몰린 루슨트가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 합병을 원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합병이 결렬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루슨트가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데다 국방부 통신망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 쉽사리 외국 기업에 넘길 수 없었다는 뜻이다. 루슨트 산하에 있는 벨 연구소는 전세계 30여개국에 3만여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 정보당국과 암호 해독 등 민감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해왔다. 미국인들의 반(反)유럽 정서도 빼 놓을 수 없는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미국경제가 어려워지자 유럽기업들이 미국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을 못 마땅해 하고 있다는 것.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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