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조스팽 佛총리의 위험한 선택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이제까지 어떤 다른 서방 선진국 지도자들이 감히 걷지 못했던 길을 위험스레 걷고 있다.각국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자본에 대해 세금 부과를 규정한 이른바 '토빈세'(Tobin tax)를 놓고 프랑스 총리가 표명한 지지는 이 안(案)을 지지하는 반세계화 운동에 대한 가장 공식적이고 눈길을 끄는 지원이다. 조스팽 총리는 지구촌 모든 병의 원인을 국제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때문으로 몰려는 그룹들에게 단번에 일련의 크레딧을 부여했다. 이는 대학 캠퍼스들을 비롯 각종 비 정부기구(NGO)들 사이에는 매우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또 내년도 있을 대통령 선거와 관련 그가 후보로서 출마를 결심한다면 득표면에서 승리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경제계 지도자들, 그 자신 내각의 경제관련 장관 및 다른 유럽연합 각국 정부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의 이름을 딴 토빈세는 원래 국경을 넘나드는 초단기성 투기자금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주창됐다. 과세를 가난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부의 재분배 수단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경제 지원과 관련된 기존의 질서를 무시하는 처사다. 그것은 빌 클린턴 전(前) 미 대통령이 재임당시 그릇되이 써 2년전 시애틀 WTO 정상회담을 결국 파국으로 몰았던 것과 같이 급조된 정치적 제스처의 냄새를 풍기고 있다. 조스팽 총리는 다른 어떤 유럽연합 정부들이 토빈세를 지지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독일이 이번주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시사했고 영국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하에서 조스팽 총리의 이니셔티브는 사회주의자였던 프랑수와 미테랑 전 대통령이나 자랑처럼 여겼을 법한 냉소주의에 대한 연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스팽 총리는 토빈세에 대한 그의 노선이 20인 이하 사업장의 주당 근로시간을 35시간 이상으로 연장하려는 안에 대한 그의 입장 변화를 가리워주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희망을 가질 지 모른다. 이 안은 제과점을 비롯, 음식점, 창고업 등 프랑스 경제의 동력이 돼온 서비스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조스팽 총리는 현명하게도 그 법이 실현될 수 없을 것이란 점을 이미 결론내린바 있다. 그는 반 공해 세금(anti-pollution tax)에 관한 폐지안에 대해서도 유사한 방법의 실용적 접근을 했다. 정부내 환경주의자들은 실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스팽 총리는 경제가 침체기를 걷는 동안에는 그가 경제계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4년전 조스팽은 일반 선거에서 사실상 패자였다. 그는 급진 좌파성향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주당 35시간 근로시간 관련법을 선거전에 이용했다. 그것은 그의 측근 하나가 인정한 것처럼 영리한 정치적 선택일 진 모르지만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그릇된 판단이었다. 조스팽 총리는 지금도 유사한 방법으로 토빈세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지금 펼치고 있는 게임은 분명 위험한 놀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8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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