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해경제 대혼란 우려

현안마다 '黨同伐異' 경제주체 갈피 못잡는다<br>과거분식 집단소송 유예 실현여부 불투명 <br>예산안 계수조정 진전없이 '누더기' 불가피


새해경제 대혼란 우려 현안마다 '黨同伐異' 경제주체 갈피 못잡는다과거분식 집단소송 유예 실현여부 불투명 예산안 계수조정 진전없이 '누더기' 불가피 • "연내 타결"싸고 농-정 갈등 최고조 • 보유·거래세 손질못해 大亂 우려 • 현안마다 '黨同伐異' 경제주체 갈피 못잡는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목표로 했던 것들은 거의 다 됐다”면서도 국회 계류 등의 이유로 질척거리고 있는 현안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무풍지대에 걸려 있는 배와 비슷해 바람도 없고 엔진 동력도 없는데 무역풍이라도 불어주면 배가 움직여 활력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가시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의 언급처럼 한해 갈무리를 닷새 남겨뒀지만 내년 경제를 좌우할 핵심 법률과 현안들은 이해집단 반발과 정쟁에 붙들려 안개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1~2년 넘게 끌어온 부동산 세제 개편작업과 증권집단소송제, 쌀 협상 등은 ‘마지막 2%의 덫’에 걸려 경제주체들의 혼란을 증폭시키는 실정이다. ‘민생ㆍ개혁국회’를 기치로 내건 17대 국회는 회기 마감을 눈앞에 뒀지만 여야간의 첨예한 이해대립으로 핵심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미처리 법안이 쌓여 있지만 촉박한 일정을 감안할 때 상당수는 연내 처리가 무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내년 1월 시행을 눈앞에 두고 여전히 오락가락하는 증권집단소송법이 대표적 사례. 정부와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일단 과거 분식행위를 집단소송 대상에서 3년간 유예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정작 여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실현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법사위는 일단 27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고 시행 연기 및 유예 여부를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가 내년 경기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기금관리법 등 ‘한국형 뉴딜’ 관련 4대 법안도 연내 처리가 물건너간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26일에도 회담을 갖고 일괄타결 방안을 논의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놓고 ‘연기금 사회주의’를 거론하며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국민연금의 여유자금 운용을 별도 투자전문회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경제법안은 하나같이 국가보안법 등 개혁입법 협상과정과 맞물려 있는데다 여당 내 강경파들의 반발까지 어우러져 연내 처리에 잔뜩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새해 예산안도 여야가 30일 본회의 통과에만 합의했을 뿐 계수조정 작업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26일 현재까지 법정처리 총액에 대한 삭감ㆍ증액규모를 제대로 확정하지 못해 누더기 예산 편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공적자금 상환자금 2조3,000억원 삭감과 국채발행 금리인하 여부, 선택적 복지예산, 정부부처 홍보관련 예산 조정문제 등이 대립선상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굵직굵직한 경제현안들도 한해 마지막까지 끝맺음을 못한 채 내년으로 이월될 처지다. ‘한국형 뉴딜(종합투자계획)’의 경우 이번주 초 발표될 내년 경제운용 방향과 함께 대략적인 모형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외국사례 소개에 그친 표피적 산물만 선보이게 됐다.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내년 1월 말이나 2월께 나올 예정이다. 1년 가까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방카슈랑스도 연내 발표되기 힘들 전망이다. 박재식 재경부 보험제도과장은 “이번주 내 발표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해당사자인 은행과 보험권의 대립 속에서 갈무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구조조정 작업들도 마찬가지다. 연내 마무리를 외쳤던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의 매각작업은 잠재부실 등에 대한 이견문제로 내년으로 넘어갔다. 동북아 허브 구축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경제자유구역 등도 병원과 학교 설립 문제로 질척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5% 성장을 위해서는 핵심 현안들을 연내 마무리짓고 내년 1ㆍ4분기에는 집행에 탄력을 붙여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4-12-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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