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주택업체의 분양가 인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차 서울동시분양 때 무려 332가구가 3순위조차 미달되면서 12차는 참여 업체의 70%가 분양가를 인하 한 것. 하지만 청약률이 낮을 경우 향후 분양가 인하 폭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4일 닥터아파트와 주택업계에 따르면 6일부터 청약을 받는 12차 서울 동시분양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1,042만원으로, 분양물량 확정 때(구랍 22일)보다 평당 9만원이 떨어졌다. 또 분양가를 낮춘 단지는 21개 사업장 중 13개 단지, 36개 평형으로 지난 11차(16개 사업장 중 7곳, 21개 평형)에 비해 많아졌다.
하지만 분양가 인하가 수요자의 발길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약자가 느끼는 체감분양가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주택업계는 지난 11차 때 평당 12만원을 낮췄지만 12차에는 평당 9만원을 낮추는데 그쳤다. 실제로 노원구 월계동 세양 청마루 32평형은 당초보다 20만원 낮춘 2억6,600만원에 분양가를 최종 확정했다. 이 금액은 인근 우남그랜트빌 31평형(2억3,500만~2억6,000만원)에 비해 높다. 또 성북구 길음동 삼성래미안 33평형은 100만원을 낮춰 2억7,800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한 것.
문제는 시장이 한 달 전에 비해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A건설 관계자는 “일단 어둡다. 12차마저 11차와 같은 청약결과가 나올 경우 분양시장도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분양가 추가 인하 등의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12차 동시분양 중 분양가를 가장 많이 낮춘 곳은 강남구역삼동 월드메르디앙 31C평형으로 2,650만원 낮춰, 4억7,400만원으로 확정했다. 대우건설도 봉천동 푸르지오 30평형을 1,500만원 내려 2억5,870만원으로 결정했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