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기업 "세금 피하자"… 해외보유 현금 1조달러 육박

미국 기업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쌓아둔 현금이 무려 9,470억달러(약 1,7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월31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분석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말 미국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 규모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조6,400억달러(약 1,743조원)이며 이 중 9,470억달러를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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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늘어난 해외 현금 보유량은 재정여건이 좋은데도 사업확장을 위해 투자하지 않으려는 미국 기업들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가져와 투자하거나 배당 혹은 자사주 매입 등에 쓸 경우 높은 세금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많은 해외 현금 보유액은 투자자들이 기업에 더 많은 현금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쓰도록 압력을 가하는 '주주행동주의'에 나서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 스티브 잡스 시절 보수적 재정전략을 고수했던 애플은 현금 수익 전체보다는 적었지만 지난해 330억달러(약 35조원)의 현금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썼다.

이에 미국 기업의 해외 현금 보유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정보기술(IT) 기업 등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며 면세기간을 설정해달라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 세금제도 개혁 시도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현금의 상당 부분이 조세회피 목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와 맞서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높은 세금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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