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를 이용하는 서민 중 내 집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 수요가 최대 43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이 주택 마련에 나설 경우 전세 수요 감소로 전셋값 상승세가 안정되고 주택 거래도 정상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금융공사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전국 294만 무주택 전세 가구 중에서 전세에서 자가 보유로 전환할 수 있는 가구 수를 32만~43만가구로 추산했다. 이는 최근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국 61.7%, 서울 52.6%)이라면 주택 마련을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구 가운데 부채가 전혀 없는 곳을 추린 것이다. 무주택 가구 중 최대 14%가량이 주택 마련이 가능한 조건을 갖췄다는 분석인 셈이다. 서울의 경우 무주택 전세 가구 수가 87만가구 정도인데 이 가운데 10만~12만가구 정도가 부채가 전혀 없고 전셋값도 많이 올라 주택 구매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실수요 가구가 매매 수요로 전환돼 주택을 구입할 경우 전세 거래량의 34~46%가 감소하고 전국 자가 점유 비중도 54.2%(2010년 기준)에서 1.8~2.5%포인트 상승한 56~56.7%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택 매매거래의 증가로 지방세수는 5,180억~6,4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덕례 공사 산하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로 내 집 마련 대출 사용자의 상환 여력이 개선되는 등 실수요 가구의 주택 구매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며 "하지만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심리가 얼어붙은 게 문제인데 취득세 감면 초치를 내년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