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1월 12일] 행복의 조건

내년 1월 출범하는 오바마 정부는 미국 경제회생에 최대 역점을 둘 것 같다. 앞으로 미국의 실업문제는 심상치 않을 조짐이다. 미국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GM이 살아남기 위해 숙적인 크라이슬러와 인수합병(M&A)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글로벌 경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예산감축과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초부터 미국의 재정지출이 크게 늘겠지만 이미 통화량이 크게 줄어든지라 회복되려면 2~3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다가올 미국의 경기침체 때문에 유럽과 아시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국은 더욱 그렇다.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을 무릅쓰고서라도 선제적 대응으로 재정확대를 통해 자금공급을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자리 창출과 고용확대가 절실한 정책과제가 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내년 정부예산의 적지 않은 부분이 일자리 창출에 사용될 것이다. 제발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기를 기대한다. 직업은 소득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그런데 직업이란 소득의 원천 이상의 의미를 준다. 자기가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직업이라면 봉급이 조금 낮아도 계속 종사하고 싶어 하고 거기에서 행복을 느낀다. 행복경제학을 연구하는 마크 스쿠젠 교수는 행복의 네 가지 요소로 정직한 직업활동, 휴식과 여가활동, 사랑과 우정, 그리고 종교적 신앙을 꼽았다. 이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두 돈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다. 수년 전 어떤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약 20억원의 현금자산이 있으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돈이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부자학을 연구하는 모임이 여럿 있다. 부자가 되는 방법, 부자답게 사는 방법, 부자의 사회적 책임 등을 연구하는 연구 단체들이다. 연구에 의하면 행복한 부자는 없으며 부의 세습에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부를 유지하고 자식에게 대물림까지 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직업과 함께 돈은 행복의 수단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과거 어느 때보다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돈에 대해 절제해야 행복해진다. 돈은 지인은 만들어주지만 친구는 만들어주지 못하며 쾌락은 주지만 행복은 주지 못한다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어록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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