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콘텐츠 유통업체인 N사에서 일하는 진혜민(38·가명) 팀장은 서울에 부모님과 동생이 거주하지만 일찌감치 독립해 혼자 산다. 흔히 말하는 '오피스 배우자'처럼 '직장가족'과 정신없이 보내고 주말에는 홀로 좋아하는 영화를 보거나 미술관을 찾아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
#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승호(45) 부장은 전형적인 '기러기 아빠'다. 자녀교육을 위해 가족이 미국에 건너가 작은 오피스텔에서 지낸 지 5년이 넘었다. 혼자 라면을 끓여 먹거나 아예 굶기도 한다. 애들 교육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참고 지내지만 요즘 같은 연말이나 아플 때는 진짜 외롭다.
전혀 상반된 두 사례는 1인 가구가 안고 있는 '빛'과 '그림자'다. 통계청은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25.3%에 이르며 오는 2035년에는 34.3%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가구 4곳 중 한 곳이 1인 가구인 셈.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기러기 아빠의 자살, 독거노인의 고독사 등 나홀로족의 이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홀로족 사이에 외로움을 달래며 함께 하는 삶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돼 눈길을 끈다. 비슷한 처지의 싱글족이 모여 밥을 같이 먹거나 주거공간을 나눠 쓰고 여행도 함께 가는 등 사회적 연대감을 높이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나홀로족이 공존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주는 다양한 문화·여행상품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