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육식공룡 미 CA사 ‘비틀’

◎메인프레임·네트워크 SW 시장 침체/4분기 수입 10% 하락·주가 21% 내려/“기업인수 급급 신상품 개발 소홀 탓”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생산업체인 컴퓨터 어소시에이트(CA) 인터내셔널. 그동안 CA는 과감한 비용절감 추진과 공격적인 M&A전략을 도입, 50여개 이상의 경쟁기업들을 흡수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생산업체로 성장했다. CA는 특히 컴퓨터의 기능이상을 점검하고 컴퓨터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자동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동시에 컴퓨터내 파일을 백업처리하는 기능을 가진「시스템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해왔다. 초고속성장의 대명사이던 CA에 그러나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이후부터 CA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것. 지난 12월말께 CA는 4분기 수입이 당초 예상치보다 10% 줄어들고, 주가도 21% 이상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갑작스런 CA주가 하락세의 원인은 그동안 CA가 월가와 원만한 관계를 가지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월가에서 CA는 최근 기업설명활동(IR)에 주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정보를 주지않는 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CA의 소프트웨어 판매 산출과 회계에 대해 의혹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CA가 그동안 신상품 개발에 등한시했고, 인수기업의 상품들에 대한 업그레이드에도 소홀했던 점등이 의혹의 실마리였다. 게다가 CA가 주력상품을 메인프레임 소프트웨어에서 클라이언트/서버시스템으로 제때 전환하지 못한 점도 또다른 원인중 하나. 이전까지 CA의 충실한 수입선이었던 메인프레임상품 시장이 적체상태에 이른 것이다. 여기에다 IBM이 지난해 티볼리 시스템을 인수, CA의 컴퓨터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사의 릭 세룬드는 『CA가 신상품 개발에 주력하기 보다 기업 인수에 급급하다보니 신기술 개발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이제는 소프트웨어시장에서 CA가 인수할만한 기업대상이 거의 소진된 실정이다. 그동안 기업인수를 통해 상당한 재미를 봤던 CA의 입장에서는 난감한 처지에 이르게 된 셈. 여기에 경쟁사인 IBM이 메인프레임 컴퓨터 판매를 중단하게 되면 CA 수입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메인프레임 소프트웨어 부문이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CA같은 소프트웨어 생산업체는 컴퓨터 생산업체들이 내놓은 새 모델에 자신의 소프트웨어가 채택되느냐가 성장의 관건인 것이다. 모건 스탠리의 척 필립스는『CA 경영에 일종의 전환점이 도달하고 있다』며『과거와 다른 새로운 방법이 모색되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최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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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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