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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쏜 신궁들

AG 첫 정식종목된 양궁 '컴파운드'서 한국 여자대표팀 단체전 세계신 결승행

도르래·격발 버튼 이용한 기계식활

남자도 필리핀 꺾고 은메달 확보

리커브와 함께 새메달밭으로 주목

한국의 최보민이 25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여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4강 경기에서 매서운 눈빛으로 시위를 당기고 있다. /=연합뉴스

양궁의 비인기 종목으로 불리는 컴파운드 남녀 대표팀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확보했다. 여자 대표팀은 8강전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최보민(청주시청)과 석지현(현대모비스), 김윤희(하이트진로)로 구성된 여자 컴파운드대표팀은 25일 인천 계양아시아드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단체전 준결승에서 이란을 229대222로 눌렀다.

한국 궁사들은 이란을 맞아 2엔드까지 113대113으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3엔드에서 3명의 궁사가 차례로 10점을 쏘며 승기를 잡았다. 이란은 9·9·8점을 잇달아 맞히며 무너졌다. 한국은 4엔드에서도 리드를 놓치지 않고 차분하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여자 대표팀은 이보다 앞서 열린 라오스와의 8강전에서 238대215로 승리했다. 태극 궁사들이 기록한 238점은 미국 선수단이 지난 2011년 작성한 세계기록(236점)을 2점 늘린 신기록이다. 여자대표팀은 24발 가운데 9점 2발을 제외한 22발을 모두 골드에 꽂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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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희와 민리홍(이상 현대제철), 양영호(중원대)로 구성된 남자 컴파운드 대표팀도 이날 준결승에서 필리핀을 228대227로 따돌렸다. 남자 대표팀 역시 이날 8강전에서 세계기록에 버금가는 성적표를 작성했다. 이날 8강전에서 기록한 238점은 미국이 2011년 기록한 세계기록(239점)에 불과 1점 뒤지는 놀라운 성적표였다.

한국은 양궁에서 세계 최강의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가 일반적인 종목인 리커브에서 활약하고 있을 뿐 컴파운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컴파운드는 시위를 당겨 고정한 뒤 격발 스위치를 눌러 화살을 날리는 기계활이다. 본선 사거리가 50m로 리커브보다 짧고 화살이 직선에 가깝게 날아가는 데다 망원렌즈까지 달려 명중률이 높다. 또 리커브가 세트 승점으로 승부를 가리는 데 비해 컴파운드는 아직 점수합산제로 승부를 가린다.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이어서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컴파운드는 올림픽과 전국체전 종목이 아니어서 국내 선수층도 얇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되면서 우리나라의 새로운 메달밭으로 주목받게 됐다. 국내 컴파운드 선수들은 대다수 리커브에서 활동하다 경쟁에서 밀리거나 부상으로 인해 컴파운드로 전향했다.

여자 대표팀의 주장 최보민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리커브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시위를 당길 때 고통을 느낄 정도로 어깨를 다치면서 컴파운드로 종목을 바꿨다. 컴파운드는 시위를 당길 때 손등이 턱을 향하는 만큼 사용하는 어깨 부위가 다르다. 석지현은 경쟁이 치열한 리커브에서 성적이 좋지 않자 컴파운드로 전향했다. 남자 대표팀의 민리홍 역시 통풍으로 인해 손가락이 아파 리커브 시위를 당길 수 없게 되자 컴파운드로 전향했다.

남녀 컴파운드 대표팀은 27일 나란히 결승전을 치른다. 여자 대표팀은 인도를 꺾은 대만과 겨루고 남자 대표팀은 이란을 꺾은 인도와 금메달을 놓고 대결한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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