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정일 "부시 대통령 각하라고 할까요?"

정동영 통일 "시원시원 결단력 있는 지도자" 호평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17일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의 4시간 50분에 걸친 단독 면담 및 오찬 회동에서 특유의 시원시원한 모습과 과단성 있는 성격을 보여주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솔직하고 진지한 자세로 정 장관을 대했으며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한 `중대 제안' 설명에 대해서는 "신중히 연구해 답변하겠다"고 밝히는 등 최고 지도자로서의 무게감을 잃지 않았다. 정 장관은 이날 밤 서울 삼청동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김 국방위원장에 대한 이미지와 회담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전하고 "결단력 있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즉석에서 해야 할 문제를 직접 전달하고 지시했다"고말했다. 정 장관의 전언에 따르면 김 국방위원장은 장시간에 걸친 회동에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터놓았으며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유보적이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특히 김 국방위원장은 핵무기 보유와 관련, "핵무기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 "핵문제 해결되면 NPT(핵무기비확산조약)에 복귀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을포함해 철저히 검증을 하고 모두 공개하겠다"고 천명하는 등 과단성 있는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정 장관이 8ㆍ15 이산가족 상봉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자 "금강산에서 실시할 것"을 배석한 림동옥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지시했으며,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제의에 대해서는 "매우 흥미있고 흥분되는 일"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면서 즉석에서 동의했다. 또한 장성급 회담 제안에 대해서도 "(서해) 바다에서 총질할 이유 없다"면서 흔쾌히 수용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자신에 대해 `미스터 김정일'로 호칭했다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자 "부시 대통령 각하라고할까요"라면서 유머 섞인 반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내가 부시 대통령 각하에 대해 나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뒤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대화하기 좋은 남자다'라고 들었다"면서 호감을표시했다. 한편 김 국방위원장은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에 대한 인사말도 빼놓지 않았다. 김 국방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각별한 안부말씀을 전해 달라"면서 "좋은 계절에 초청하겠다"고 말했다고 정동영 장관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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