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중국 노동계약법

월스트리트저널 7월5일자

[세계의 사설] 중국 노동계약법 월스트리트저널 7월5일자 중국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노동계약법'은 노사관계의 개선을 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국 당국은 이번 법안의 제정을 통해 노동자 권익과 기업 이해관계의 조화를 이루려고 한다. 법안이 얼마만큼 효력을 발휘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보다 확대된 여론 수렴을 거쳤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중국 기업가들은 중국 정부의 자의적인 규제방침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그때 그때의 정부 필요성에 따라 법안이 만들어질 때마다 경제는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혼인법을 시작으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과한 물권법(사유재산권을 인정하는 법)과 노동계약법을 거쳐 중국 정부의 정책방향은 자본주의 요소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노동계약법은 중국의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법의 핵심은 모든 근로자들이 합법적인 노동계약을 맺게 한다는 것이다. 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근로자를 채용한 첫 달 안에 노동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 또 이번 법안은 단체교섭권과 해고 조건이 한층 강화돼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되면 기업 측은 직원을 함부로 해고할 수 없으며 수습사원이라도 퇴직금을 줘야 한다. 이제까지 중국 당국은 단체교섭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 노동계약법은 노조를 허용했는데, 이는 아직 노사협의를 중시하는 독일식 노사협의회 수준에 가깝다. 그래도 내년부터는 근로자들이 임금협상과 인사정책에 관여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문제는 노동자 권익이 어디까지 실현되는가 하는 것이다. 이번 법안이 내포하는 노동자 권익 실현의 범위는 모호하다. 중국 당국의 사실상 지배를 받은 중화전국총공회(노총)는 모든 민영기업에 노조 설립을 바라지만 지금으로선 이마저 요원하다. 따라서 이번 노동계약법은 향후 어떻게 시행되는가에 달렸다. 노동 분야에 있어 중국은 그동안 자국 내 기업보다는 외국 기업에 기준을 맞춰왔다. 반면 이번 법안은 국내외 기업의 구분을 두지 않고 있다. 노동계약법은 결과적으로 중국에 보다 '선진적인' 고용환경과 투자여건을 조성하게 했다. 아직 보완점이 남았지만 이 같은 법이 제정됐다는 자체만으로 중국 정부는 한발 앞서간 것이나 다름없다. 이야말로 중국 노사가 같이 반겨야 할 일이다. 입력시간 : 2007/07/0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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