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4일 타이완 친춘자동차(慶衆汽車)와 손 잡고 대형 승용차인 「그랜저XG」를 현지 조립생산 방식으로 생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대우자동차도 포모사자동차와 중형 승용차인 「매그너스」에 대한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했다.현대차는 이날 타이베이에서 친춘차와 「그랜저XG」 현지 조립생산을 위한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업체가 소형 및 준중형 승용차를 해외에서 조립생산하고 있지만 대형 승용차를 생산하기는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내년 11월부터 연간 1만대의 「그랜저XG」를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또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준중형 승용차와 SUV를 생산, 판매차종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판매량은 생산 첫해인 2000년에 800대를 시작으로 2001년 1만8,000대, 2002년 3만대 수준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 말까지 타이베이·카오슝 등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타이완 전역에 40여개의 판매망을 구축,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들 두 회사는 이번 계약에서 친춘차가 전액 출자해 생산공장을 짓고 현대차는 금형·지그 등 생산설비와 엔진·트랜스미션 등 핵심부품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또 이번에 생산하는 「트라제XG」는 현대차 브랜드로 판매된다.
대우차도 최근 포모사자동차와 중형 세단 「매그너스」의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8년 동안 부품생산 및 완성차 조립기술을 제공키로 했다. 대우차는 이번 계약으로 300만달러의 정액 기술료와 대당 150달러의 경상기술료를 받기로 했으며 14억달러에 달하는 부품 등의 수출을 전망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타이완의 국가별 완성차 수입물량 쿼터제로 인한 무역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타이완의 자동차시장은 일본·한국에 이어 연간 60만대 규모의 아시아 세번째 시장임에도 불구,연 9,000대의 쿼터에 묶여 국산 자동차의 수출은 극히 부진하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1,200대, 올 10월까지 1,200대를 수출한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완성차 쿼터제한을 벗어나 대량 수출길을 여는 기술 제휴 및 현지 조립생산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김기성기자BSTAR@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