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올빼미족 늘어나는 까닭은?

글로벌 변수 커지자 유럽증시 등 맞춰 야간거래·해외투자 급증


30대 회사원인 김모씨는 최근 투자 시계를 밤으로 돌려 야간 선물ㆍ주식거래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 해외시장의 변수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자 퇴근 후 직접 해외증시의 움직임을 보며 투자에 나서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김씨는 "공부할 것이 많다는 게 다소 부담이지만 그동안 회사 일 때문에 주간에 제대로 주식시장을 신경 쓰지 못했는데 요즘 같이 불안한 증시 상황에서는 야간 거래로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이 더 속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대외변수에 따라 주식시장이 급등락 양상을 보이면서 해외증시가 열리는 밤 시간에 주식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의 거래대금은 6조631억원을 기록해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난해 11월(5,478억원)의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지난 19일까지만 벌써 7조1,143억원에 달해 이미 지난달 수준을 넘어섰다. 현재는 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야간 선물 전용 HTS(GTS)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지만 오는 6월7일부터는 개별 증권사 HTS에서도 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밤 시간을 이용한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한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는 2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 추세에 있다. 이달 들어서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져 19일 현재 거래대금이 161억원으로 지난달 수준(182억원)에 근접했다. 또 최근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면서 이달 들어서는 해외선물과 FX마진거래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추측했다. 증권업계는 밤 시간대를 이용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 미국과 더불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유럽 시장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이들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시간대를 이용한 실시간 거래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야간시간을 이용한 거래의 대부분이 선물ㆍFX마진거래 등 변동성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이기 때문에 투자 상품에 대한 성격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야간 선물거래도 주간거래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큰 손실을 보지 않으려면 투자 상품 성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유동성이 주간 시장보다 부족해 문제 발생시 시장에서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야간 선물거래를 할 때는 국내 현물시장이 정지 상태기 때문에 예측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며 "해외 변수가 발생해도 국내 주식시장이 막상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