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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한식으로 성공한 50대 재미사업가 알고보니 도피한 사기꾼
시효 끝난줄 알고 입국하다 잡혀
이수민기자 noenemy@sed.co.kr
'퓨전 한식'을 미국에 알리며 성공한 사업가로 이름을 날린 50대 남성이 사실은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후 미국으로 떠나 10년 넘게 도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차맹기 부장검사)는 14년 전 투자금 13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재미 사업가 안모(57)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1998년 9월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건물을 새로 짓겠다며 피해자 김모씨 등 3명을 속여 13억여원을 받아 챙긴 뒤 미국으로 도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칼비(Calbi)'라는 이동식 트럭 음식사업을 시작한 안씨는 한국 갈비와 멕시코 음식인 타코를 혼합한 '갈비타코' 등을 만들어 팔며 미국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2009년 미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LA유니버설스튜디오에 '칼비' 트럭이 입점하는 등 안씨는 성공한 사업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성공스토리는 국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교포사회에서 안씨는 이민 성공신화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기 공소시효는 7년이라 안씨는 자신의 혐의가 이미 소멸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입국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도피 시기부터 기소가 중지된 상태였기 때문에 공소시효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학 중인 자녀를 방문하기 위해 갔다 눌러앉은 것이라고 변명하는 등 피해금을 갚지 않으려 발뺌해 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