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전문 사이트 CNN머니에는 `백만장자를 향해 가는 사람들(Millionaire in the making)`이라는 고정 칼럼이 있다.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의 돈 모으기 비법을 피처 스토리 형식으로 다루는 연재 코너다.
100만달러면 우리 돈으로 12억원 정도. 미국 역시 10억원 가량의 자산을 보유해야 부자로 불릴 만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네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싶다.
이 코너의 주인공들은 직업ㆍ인종ㆍ나이ㆍ성별 등이 매우 다양하다. 부자가 되려면 `사업`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매달 월급을 받고 사는 샐러리맨에서부터 과거 마약중독으로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던 미용사,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한해 걸러 휴학을 해야 했던 부부의 이야기도 나온다. 언뜻 보면 여느 범인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이 미국의 유력 언론 사이트의 한 코너를 장식할 수 있었던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우선 자신의 자산 현황을 꿰뚫고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점이다. 수입ㆍ지출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은 물론 현재의 금융자산, 부동산, 부채, 향후 몇년 안에 100만달러를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데이터를 갖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뚜렷한 자산운용원칙을 세워놓고 이를 충실히 지켜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5년 안에 100만달러 소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한 부부는 매달 수입의 10%를 기부하고 빚을 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7여년 동안 지켜왔다.
이제 막 결혼한 한 신혼부부는 주말마다 요리책을 뒤지며 직접 요리를 하는 것으로 외식비를 줄이는가 하면 이미 50만달러 정도를 모아놓은 한 여성 사업가는 세일이 아니면 음료수 하나를 사는 데도 인색할 정도로 절약정신이 투철하다.
`백만장자를 향해 가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처럼 이들은 아직 백만장자가 아니다. 다시 말해 이 글을 읽는 누구든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누구는 로또복권으로 수십억원을 횡재했다더라, 누구네 아파트는 하룻밤 사이에 수천만원이 올랐다더라 하는 이야기에 한숨짓기보다 결국은 토끼를 앞지른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한발 한발 전진하는 뚝심이 필요한 때다.
<윤혜경기자(국제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