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단풍이 주는 지혜

김종갑 특허청장

[로터리] 단풍이 주는 지혜 김종갑 특허청장 김종갑 특허청장 정부대전청사의 단풍은 예년보다 훨씬 아름답다. 맑은 날이 많고 일교차가 크면 단풍은 더욱 짙어진다. 단풍이 드는 과정은 신비스럽다. 나무의 수분이 부족하면 가지와 잎 사이에 코르크층이 생겨 잎으로의 수분 유입을 막는다. 수분 부족으로 광합성을 못하면 엽록소가 줄어들고 나뭇잎의 푸르름은 노랑ㆍ빨강으로 변한다. 잎사귀는 결국 나무와 분리돼 낙엽이 된다. 단풍은 우리가 가을에 누리는 특별한 향연이지만 나무로서는 여름내 부지런히 일한 나뭇잎을 떼어내 수분 소모를 줄여 스산한 겨울을 나려는 몸부림이다. 아름답기만한 단풍에는 몸의 일부를 잘라내고 살아남으려는 나무의 처절한 노력이 배어 있는 것이다. 훗날 양분으로 쓸 낙엽을 땅에 비축하는 지혜와 함께…. 우리 경제도 때로는 몸의 일부를 버리는 아픔을 겪게 된다. 지난 환란, 많은 기업이 자산 매각ㆍ감원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근로자가 실직의 어려움도 겪었다. 지금은 혁신주도형 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더욱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감동이 몰려온다. 구조조정으로 얻은 여력을 기술개발에 투입하는 것은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다. 물론 아직도 과거의 투입주도형 경제체질에 젖어 스스로 혁신을 도모하지 않고 정부의 지원에 기대려는 성향이 남아 있다. 그래도 기업은 혁신 중이다. 대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율이 지난 2002년 25.5%, 2003년 24.0%로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의 특허출원 증가도 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은 R&D 결과가 신속하게 사업화ㆍ제품화할 수 있도록 특허심사 대기기간 단축에 행정의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특허출원 후 22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대기기간을 오는 2007년까지 12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비가 내린 후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청사 주변을 물들였던 단풍도 떨어질 것이다. 겨울을 지내야 나무는 자랄 수 있다. 단풍으로 나무가 살아남듯이 기업도 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맞아야 한다. 우리 경제도 그간의 구조조정 노력이 밑거름이 돼 새봄에는 큰 성장을 이루기를 기대해본다. 우리는 분명히 해낼 수 있다. 입력시간 : 2004-11-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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