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17일] 軍 '반발' 보단 '반성'을

SetSectionName(); [기자의 눈/6월 17일] 軍 '반발' 보단 '반성'을 이기주기자(정치부) 5k@sed.co.kr

"국방부를 출입하는 민간인에 대한 신분확인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소지품 검사도 하겠습니다." 16일 오전8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관 지하로비 앞. 출근길을 재촉하는 기자를 한 병사가 막아서며 말했다. 기자가 국방부 출입기자임을 밝히자 병사는 "외부인이 출입하려면 국방부 직원이 동행해야 한다"면서 "최근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과는 상관이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기자는 병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다.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군이 애꿎은 민간인에게 분풀이를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관련해 수시로 입장을 바꾼 군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 국방부는 지난 10일 감사원 발표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지만 이상의 합참 의장이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14일 이후부터는 감사 결과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심지어 이 의장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기로 했고 감사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감사 결과의 근거에 대해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간인에 대한 신분확인 절차를 강화한 것을 포함한 일련의 조치는 이성적이라기보다는 다분히 감정적으로 비친다. 물론 북한이 '서울 불바다' 표현까지 써가며 협박을 일삼고 있는 상황에서 군이 군사기밀과 보안을 강화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군 존립의 기반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군은 명심해야 한다. 일단 군은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 국민께 머리를 숙여야 한다. 즉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만큼 군은 최대한 자세를 낮춰야 한다. 그런 다음에 사실과 다른 점에 대해 조심스럽게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군은 천안함 사건으로 드러난 군 내부시스템의 문제점을 바로잡아 국가 안보의 구멍을 메우고 북측의 도발을 허용하지 않는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미 발생한 사건의 시시비비를 따지는 일은 그 다음 일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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