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돼지고기 '금값'으로 치솟아

올 15%나 올라 삼겹살 100g 할인점서 2,000원 육박<br>사육포기 늘고 폐사율 높아져 공급 부족 사태<br>육가공업계 수익성 비상…수입육 도입 검토


“돼지고기가격이 금값이에요” 올 봄들어 심상치 않은 오름세를 보여 온 돼지고기 값이 작년 이맘때에 비해 10~11%, 올 들어서만 15% 가량 각각 오르는 등 그야말로 ‘금값’으로 치솟고 있다. 대형 할인점에서 삼겹살 100g당 가격은 1,790~1,980원, 목심도 1,460~1,780원으로 초유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삼겹살 가격을 3차례나 상향조정했다. 이같이 돼지값이 금값으로 치솟는 가장 큰 이유는 ‘돼지 부족’ 때문. 16일 대한양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돼지고기 가격 급락으로 사육을 포기한 농가가 속출한 데다, 그 해 여름 폭염으로 자돈을 낳지 못하는 어미 돼지들이 늘어나면서 돼지 가격은 지난해부터 전반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질병으로 인한 폐사율까지 높아지자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돼지 수는 5월 하루 평균 3,163 마리로 지난해 같은 시기(4,484두)에 비해 30% 가량 줄어들었다. 돼지 한 마리(100㎏ 기준)당 산지 가격은 지난 2003년 16만5,000원에서 지난해 23만4,000원, 올 6월 들어서는 15일까지 평균 29만6,000원까지 치솟은 상태. 지난 9일에는 30만원선을 위협하는 29만9,000원까지 달했다. 마리당 30만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런 가운데 미 광우병 파동과 지난해 조류독감 확산으로 닭고기 소비가 줄어들면서 대체상품인 돼지고기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6월부터 8월까지 지속되는 행락철은 통상 돼지고기 수요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시기. 할인점업계에 따르면 삼겹살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지금까지도 소비자들의 수요는 거의 떨어지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는 통상 돼지고기 수요가 줄어드는 10월 이후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수도 있다고 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협회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함께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도 “산지 사정에 따라서는 연내 초강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돼지고기 값의 폭등세가 지속되면서 햄, 소시지 등을 생산하는 육가공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경기 불황과 가공육 기피 풍조로 업계가 전반적인 침체 국면에 빠진 상황이어서 업체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당초 올 하반기께 돼지고기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잡았지만 불발로 그칠 것 같다”며 “수지 타산을 맞추기 위해 하반기엔 칠레산 등 수입육을 들여오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체감도로 볼 때 지난 2년간 원료 돈육가는 2배 정도 올랐지만 소매가 상승은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비용 절감으로 최대한 경영 손실을 줄여가고 있지만, 이대로 가다간 몇 년 안에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