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11일] 북한 정세변화 대응에 빈틈없어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으며 독일ㆍ중국 의사들이 북한을 방문했다는 등의 건강악화설이 외교소식통과 외신에 의해 확산되고 있다. 폐쇄적 공산국가에서 지도자의 신병에 관한 문제는 극비사항인데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소문이 있었으나 번번이 낭설로 끝났던 점에 비춰볼 때 섣부른 예단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지난 9일 북한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나타난 이상징후를 보면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정권수립 등 국가기념일에는 대대적인 열병식을 거행한다. 김 위원장은 1991년 군사령관 취임 이후 거의 빠짐없이 이 행사에 참석했으며, 특히 1998년과 2003년의 정권수립 50주년과 55주년 등 이른바 ‘꺾어지는 해’에는 어김없이 참석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열병식도 정규군은 빠진 채 노농적위대 등만이 참여해 규모가 당초 계획과 달리 크게 축소됐다. 60주년이라는 숫자가 갖는 큰 의미에 비춰볼 때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게 8월14일 이후 한달여 동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김 위원장의 동정과 맞물리면서 신변이상설이 증폭된 것이다. 건강악화설의 진위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권력구도 등 북한 내부의 격동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 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 주변 4강의 움직임 등 한반도 정세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은 상황변화가 초래할 증시 등 경제에의 영향이다.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에 따른 컨트리 리스크 부각으로 좋은 쪽보다 좋지 않은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신용경색과 9월 위기설로 출렁이는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 양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상황변화 가능성애 대한 빈틈없는 대응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외교 채널 및 정보역량을 총동원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미국 등 관련국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예상 가능한 모든 상황을 상정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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