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름극장가 "헐리우드 잔치판"

이달 '연애의 목적' 이후 한국영화 신작없어<BR>美 블록버스터에 밀려 여름시즌 "개점휴업"



올 여름 개봉예정인 외화 '사하라' (위로부터) '마다가스카' '우주전쟁'

다시 할리우드가 두려워진 걸까? 올 여름 극장가에서 한국영화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물론 그 자리는 거대한 물량을 앞세운 미국 블록버스터로 채워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봉한 ‘연애의 목적’을 마지막으로 6월에 개봉 예정인 한국 영화는 단 한편도 없다. ‘연애의…’의 바통을 이을 우리 영화 ‘분홍신’이 7월 1일 개봉하고 ‘여고괴담 4:목소리’가 7월 15일 개봉 예정이지만, 두 영화 모두 폭 넓은 관객층을 기대하기 힘든 공포영화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라는 여름 시즌에 한 달 이상, 국내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 신작이 사실상 종적을 감추게 됐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7월 29일 개봉 예정)가 그나마 비로소 한국 영화 가뭄에 단비를 내려주는 셈이다. ‘당연히’ 여름 극장가는 할리우드의 잔치판이 됐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를 전면에 내세운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가 16일 개봉하는 것을 시작으로, 브루스 윌리스의 ‘씬 시티’(23일), ‘배트맨 비긴스’ ‘사하라’(24일) 등이 6월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여름 시즌의 한 가운데인 7월의 라인업 역시 만만찮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톰 크루즈가 손을 잡은 ‘우주전쟁’(7월 7일)을 비롯해 ‘슈렉’ 제작사 드림웍스가 만든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14일), ‘아마겟돈’ ‘진주만’의 마이클 베이 감독 신작 ‘아일랜드’(22일) 등이 모두 7월 개봉 예정이다. 개봉 예정 날짜 역시 교묘하게 피해 다녀 ‘여고괴담4…’를 제외하곤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함께 선보이는 날은 올해는 없다. 설, 추석 명절과 함께 극장에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린다는 여름 시즌에 한국 영화가 이처럼 ‘개점 휴업’에 들어간 것은 당연히 할리우드의 공세가 힘에 겹기 때문이다. 개봉하는 영화 대부분은 미국에 본사를 둔 거대 직배사들의 야심작. 국내 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불과 한 주 차이로 선보이는 블록버스터와 경쟁하긴 아직도 벅찬 게 사실”이라며 “여름엔 할리우드, 명절엔 한국영화라는 공식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지난 해 여름시즌 야심차게 개봉했던 한국영화들이 대부분 흥행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예년과 달리 지난 해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시작으로 ‘아는 여자’ ‘내 남자의 로맨스’ ‘투 가이즈’ ‘달마야 서울가자’ 등이 모두 6, 7월에 할리우드 영화와 정면으로 맞붙었던 작품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손익 분기점도 채 넘기지 못하고 쓸쓸하게 퇴장했던 전력이 있다. 한국 영화 점유율 50%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여름 극장가 블록버스터의 벽은 높고도 험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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