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맥주 마시며 스포츠 경기 즐기세요"

'서유기' 운영 장인 FNC 이문기 대표<br>대형TV·스크린 설치…풋볼·야구등 골라보는 재미 '쏠쏠'<br>별도 숙성고 이용해 생맥주 4℃유지, 잡맛제거·맛 극대화<br>하이네켄등 수입 병맥주 4,000원~4,500원선으로 저렴



“베이징 올림픽 때 직원들과 맥주 한잔 하며 올림픽 경기를 보기 위해 치킨집이나 고깃집을 갔는데 TV는 한대 뿐이고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 경기를 즐기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처럼 맥주를 마시며 편안하게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펍을 업계 최초로 도입하게 됐습니다” 스포츠&비어 ‘서유기’(www.suyouki.co.kr)를 운영하는 장인FNC의 이문기 대표는 스포츠와 생맥주의 접목을 시도하게 된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서유기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기존 패밀리레스토랑과 호프가 결합된 ‘레스펍’ 형태에서 스포츠&비어로의 변신을 시도하면서 젊은 고객과 예비 창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서유기의 가맹점은 150여개에 달하며 이 중 4개 가맹점이 스포츠&비어 형태로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서유기 스포츠&비어 매장에서는 중앙에 3면으로 설치된 대형 TV와 스크린을 통해 어느 자리에 앉던 편안하게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중앙에 설치된 TV가 잘 안 보이는 사각지대에는 별도로 조그만 TV를 설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막대풍선 등 응원도구를 무료로 나눠줘 현장감 있고 생생한 응원전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스포츠 관람에 맥주가 빠질 수 없는 만큼 스포츠와 맥주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 고객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비어로 탈바꿈한 점포의 경우 하루 매출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단체고객 예약도 크게 늘었다. 스포츠 빅 이벤트가 열리는 날에는 평소보다 매출이 50% 이상 늘어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스포츠 마니아를 위해 매장 인테리어도 스포츠 용품으로 가득 채웠다. 고객은 자신이 선호하는 스포츠를 골라서 볼 수도 있다. 서유기는 이를 위해 매장을 풋볼존, 베이스볼존, 바스켓볼존 등 스포츠별 섹션으로 구분하고 섹션별로 해당 경기를 방송한다. 이 대표는 “야구, 축구 등 국내 프로 스포츠를 비롯해 유럽 축구리그, 월드컵, 올림픽 등 스포츠는 1년 내내 진행되기 때문에 선진국처럼 스포츠를 즐기며 맥주를 마실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와 맥주를 결합한 매장 특성상 남성 고객이 절대 다수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여성 고객들도 많이 찾는다. 이 대표는 “갖가지 소품과 캐릭터 등 인테리어에 매료돼 매장을 찾는 여성 고객들도 상당수 있다”며 “특히 일부 매장의 경우 여성 고객이 남성보다 더 많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서유기에서는 스포츠 관람 외에 다양한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매장 내 게임 공간에 닌텐도 위 스포츠 게임기와 전자 다트, 농구 골대 등을 설치하고 고객들끼리 승부를 겨룬 후 승자에게 경품을 주는 등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주고 있다. 또 매장 한 곳을 정해 본사 직원들이 고객들과 간단한 게임을 하고 상품권을 주는 게릴라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포츠 관람은 물론 맥주전문점의 기본인 맥주 맛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이를 위해 매장 내에 별도의 생맥주 숙성고를 설치, 맥주가 가장 맛있는 온도인 4℃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숙성기간을 거쳐 맥주의 맛이 극대화되도록 했다. 특히 생맥주 숙성고에서 냉각기를 거치지 않고 맥주를 바로 뽑아내 냉각관을 거치면서 발생할 수도 있는 맥주의 잡맛을 제거했다. 이 대표는 “김치를 김치냉장고에, 와인을 와인셀러에 보관해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듯 생맥주도 생맥주 전용 냉장고에서 보관해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유기는 또 가맹점 생맥주의 맛을 한결 같이 유지하기 위해 ‘맥주 코디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본사의 생맥주 전문가인 ‘맥주 코디’가 한 달에 한 두 차례 정기적으로 가맹점을 방문, 맥주관 등 맥주 기자재를 점검해주고 맥주 관련 기술도 전수해 준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수입 병맥주 가격도 서유기의 강점이다. 서유기는 도매상 등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수입사에서 직접 병맥주를 들여와 다른 매장보다 가격을 40~50% 가량 크게 낮췄다. 실제로 서유기에서는 ‘하이네켄’, ‘호가든’, ‘포엑스’, ‘아사히’ 등 유명 수입 병맥주를 4,000~4,500원의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서유기의 전체 맥주 매출에서 수입 병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정도에 달한다. 이 대표는 “수입 맥주라고 반드시 비싸게 판매할 필요는 없다”며 “유통단계를 줄이고 적장 마진만 보장해주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유기는 내년 상반기께 얼음 자체에서 맥주 맛을 느낄 수 있는 ‘슬러시 맥주’도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각종 이벤트와 브랜드 홍보를 강화해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그는 “어느 매장에서든 적립할 수 있는 통합포인트카드를 만들어 포인트가 일정 정도 쌓이면 본사에서 직접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비용은 99㎡(30평) 기준으로 가맹비 500만원, 인테리어 4,200만원, 주방기물 및 기자재 1,030만원, 오픈 준비물 380만원 등 모두 7,500만원 가량이 든다.

관련기사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