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중은행 단기 외화조달 숨통 트이나

신한·우리은행 美·홍콩서 각각 3개월·1개월짜리 차입 성공<br>리보·가산금리 하락등 시장여건도 호전<br>해외장기債는 여전…내년에나 가능할듯


글로벌 본드발행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의 금융시장 안정 조치에 힘입어 국내 은행권의 단기 외화조달은 다소 숨통이 트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 단기자금조달 여건 개선 조짐=지난 9월15일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달러 자금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자 시중은행들은 하루짜리(오버나이트) 달러 자금으로 연명해왔다. 1주일 이상의 차입은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단기자금조달 여건이 서서히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14일 미국 현지 은행으로부터 1,300만달러 규모의 3개월짜리 은행 간 론을 들여왔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차입은 차환 발행이 아니라 신규 차입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채권 발행 여건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기간물을 중심으로 한 단기 시장은 호전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단기물 금리는 리보에 200bp(1bp=0.01%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를 줘야 했지만 이번에는 ‘리보+50bp’로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도 리먼 사태 이후 처음으로 14일 홍콩 및 말레이시아계 은행에서 각각 2,800만달러, 2,000만달러의 1개월짜리 단기물 차입에 성공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장기물 발행은 여전히 막혀 있지만 지난주 5%를 넘던 하루짜리 리보가 이번주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며 2%대로 내려오는 등 단기 자금시장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채권 발행은 여전히 난망=단기 자금시장과는 달리 장기 채권시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글로벌 정책공조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한국의 외평채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시중은행들의 해외 채권발행은 다소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이 부실은행을 대거 국유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유화된 은행들이 해외채권 매입을 꺼릴 수밖에 없는데다 공모는 물론 사모시장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올해 해외채권 발행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판단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내년 초에나 해외채권 발행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올해 해외 장기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시중은행은 없을 것”이라며 “해외 채권은 내년 초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자금부의 한 관계자도 “유통시장은 고사하고 발행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있다”면서 “해외 유동성이 풀리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는 해외채권 발행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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