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자리잡은 9홀 퍼블릭 코스인 난지 골프장이 27일 다시 문을 열었다.
골프장 운영주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측은 앞으로도 당분간 무료 라운드를 실시하는 한편 주니어 선수들에게 무료 훈련장으로 개방하고 특정 직업인의 날 이벤트를 추진하는 등 개장을 강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유주인 서울시와 운영주체인 공단 사이의 법정다툼 속에 이날 재 개장한 난지 골프장에는 미리 예약한 60팀 총 240명의 골퍼들이 찾아 초봄 무료 라운드를 만끽했다.
제1 쓰레기 매립지에 조성된 7번홀의 일부가 지반 침하 현상을 보였으나 플레이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 골퍼들은 각자 카트를 끌며 4인1조로 플레이했으며 현장에서 동반자를 만나 조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공단은 4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까지 연령대에 서울 서부지역과 일산, 인천 지역 주민들이 많았고 남녀 비율은 7대3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라운드한 골퍼들은 지난 24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실시했던 도착순 예약에서 27일 라운드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공단 측은 당시 27일부터 29일까지의 예약을 받은 바 있으며 앞으로도 금요일에 예약한 사람은 그 다음주 월~수요일 중 하루, 화요일 예약자는 목~토요일 중 하루에 라운드 하도록 할 방침이다.
5월부터는 도착순과 인터넷 예약을 병행할 계획이며 한번 라운드하면 2주 뒤에야 다시 예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단의 신희섭 홍보팀장은 이날 “서울 시내 첫 대중 골프장인만큼 훈련 코스를 구하기 어려운 골프 꿈나무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이벤트 개장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택시 기사의 날’ 등 특정 직업인들만 라운드할 수 있는 날을 만들겠다는 것. 신 팀장은 또 무료 골프교실 운영 계획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난지 골프장은 지난해 10월 4일 무료 시범 라운드 형태로 임시 개장한 뒤 12월 17일까지 운영하다가 동절기를 맞아 휴장했었다.
현재 서울시와 공단 측이 이용료 문제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 중이며 2심까지 공단 측이 승소했으나 서울시가 대법원에 상고한 뒤 “가족 공원으로 만들 수도 있다”며 강경방침을 고수, 타협 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무료 개장에 대해서도 “개장하기 전 먼저 시로부터 토지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일방적 개장에 대해 변상금 부과를 고려 중”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