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선진국 중앙銀들 "이제 제 갈길 간다"

금융위기후 통화정책 공조해 왔지만 각국 경제 상황 달라져<br>ECB, 인플레 압력 고조에 금리 인상 가능성<br>BOE, 저금리 기조 속 스태그플레이션 촉각<br>일본은행, 경제 재건 위해 통화 완화 정책 펼칠 듯<br>■7일 일제 통화정책회의 주목


유럽중앙은행(ECB)ㆍ영란은행(BOE)ㆍ일본은행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일하게 전개했던 저금리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달리 움직일 채비를 하고 있다. 그 동안 경기침체 탈피라는 같은 목표 아래 있었지만 이제는 각각 다른 경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긴축 정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행은 대지진 발생 이후 경제 재건 차원에서 좀 더 돈을 더 푸는 통화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4일 "ECB와 BOE, 일본은행이 오는 7일 일제히 통화정책회의를 열지만 서로 다른 세가지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ECB가 선진국 중앙은행 중에서는 2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ECB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사실 ECB의 기준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는 이미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상 폭은 0.25%포인트 정도로 현행 1.0%에서 1.25%로 인상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예상대로 4월부터 긴축모드로 돌아선다면 기준 금리가 연내로 1% 포인트 가량 오를 것으로 관측한다. 유로존의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해 출구전략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식품ㆍ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월 2.4% ▦3월 2.6% 등 계속해서 ECB의 목표치인 2.0%를 웃돌고 있어 인플레이션 억제 차원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 역시 지난 해 하반기 이후 수 차례 인플레이션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ECB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시장의 우려는 크다. 금리 인상이 그리스ㆍ아일랜드ㆍ폭르투갈 등의 재정 적자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 유로존의 재정 위기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탠다드차터드의 제라드 리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직면한 어려움은 '한가지 사이즈'가 모두에게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3%대의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독일과 같은 국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리스ㆍ아일랜드ㆍ포르투갈 등 재정취약국의 자금 조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경제 성장을 막을 것이라는 우려다. 영국이 유로존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BOE가 선뜻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국은 CPI가 올 들어 4%대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경제회복 속도가 미약한 상황이다. 영국 경제는 지난해 4ㆍ4분기중 마이너스 0.5%로 미끄러져 고물가ㆍ저성장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ECB는 오는 7일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부양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은 ECB와 반대로 양적완화 규모 및 대상 확대로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쪽으로 통화정책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이 자연 재해로 커다란 피해를 입은 산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어음(CP) 매입규모를 늘리거나 시중 은행에 대한 1년 만기 대출 금리를 낮춰 은행들이 기업들에 쉽게 대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추가 조치가 예상된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진 발생 3일만인 14일 양적완화 규모를 5조엔에서 10조 엔으로 늘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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