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재경부의 조급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제기될 때마다 경제수석부처인 재정경제부는 좌불안석이다. 19일에도 모 방송에서 FTA를 비판하는 내용이 전파를 타자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갖고 해명에 나섰다. 이 같은 해명성 브리핑은 이달 들어 두번째이다. 경제수석부처로서 재경부가 한미 FTA 부정적 여론 확산 방지 최전선에 나서는 것은 일견 이해할 수도 있지만 대응의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 정부부처답지 않은 조급함이 엿보인다. 재경부가 내놓은 해명 내용은 너무나 천편일률적이다. ‘미국 자동차시장은 우리보다 13배 이상 크다. 똑같이 관세율이 1% 인하 되더라도 우리가 1을 내주면 13을 받는 관계’라는 주장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유통 업체 개방을 예로 들어 서비스시장을 열어도 한국 입장에서는 득이 된다는 FTA 찬성 논리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정부에 맞서는 FTA 반대 논리는 협상이 진행될수록 점점 세분화, 구체화되고 있다. 늘 같은 정부의 FTA 옹호 논리를 보고 있노라면 대국민 홍보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또 하나 정부가 부정적인 보도 때마다 공개 브리핑을 통해 반대 여론 무마에 나서야 하는가라는 점이다. 어떤 사안이든 찬ㆍ반이 있기 마련이다. 정부 입장에서 오히려 한미 FTA 반대 여론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보는 것이 오히려 나을 듯하다. 미 당국자라면 한국 정부가 내부 반대 여론에 급급해 하는 모습에서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리고 한미 FTA 협상의 주무부처는 뭐니 뭐니 해도 외교통상부다. 협상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당사자다. 반면 재경부는 한미 FTA에 한발을 담그고 있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재경부가 아닌 외교부가 나서서 반대 여론을 설득하는 것이 옳다. 확산되는 한미 FTA 반대 여론에 정부의 대응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함마저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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