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소프트 투자가 경쟁력이다

글로벌 IT생태계, HW서 SW로 패러다임 이동<br>경쟁 낙오 위기감 반영 국내 IT기업들 주가 급락<br>"지금부터 투자하면 10년내 구글 잡을것"


18일 국내증시에서는 삼성전자(-5.72%), LG전자(-6.11%), 하이닉스(-12.24%) 등 정보기술(IT) 업종 주요 종목들이 급락하면서 회복기미를 보이던 종합주가지수에 찬물을 끼얹었다. 구글의 모토로라 휴대폰 부문 인수 이후 글로벌 IT생태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속하게 '패러다임 시프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IT기업들의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IT업계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구글의 모토로라 휴대폰 부문 인수는 신호탄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글로벌 IT업계에서는 4년 전 애플 '아이폰' 출시의 충격을 넘어서는 권력이동이 벌어지고 있다. IT업계의 대격변 이후 한국 IT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삼성전자ㆍLG전자 등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은 물론 전체 IT업계가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폭풍을 동반한 거대한 파도가 연달아 밀려오고 있지만 당장 뚜렷한 대안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IT업계의 대격변이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드웨어 경쟁력에 소프트웨어의 파워를 심으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혹자는 이미 많이 늦었다고들 하지만 오히려 지금부터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면 10년 내 구글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석 서울시립대 컴퓨터학부 교수는 "한국 업체들은 밥 그릇(하드웨어)은 잘 만드는데 여기에 담을 밥(소프트웨어)이 없다"며 "소프트웨어ㆍ하드웨어를 통합해 미래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디자이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글로벌 IT업계는 인수합병(M&A) 전쟁으로 또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누가 먼저 먹느냐, 먹히느냐는 정글의 법칙만 존재할 뿐이다. 미리 대응하지 않으면 하도급 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넘어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IT업계의 파워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급속하게 넘어가고 있다고"며 "소프트파워를 키워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 같은 위기의식의 반영이다.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생존전략 역시 소프트웨어 강화다. 이는 개별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 산업 경쟁력의 문제다. 전체 산업의 30%에 달하는 IT산업이 타격을 받으면 국가경제 전체가 뿌리까지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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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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