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개혁바람 거세진다

중국에서 경제ㆍ정치ㆍ사회 분야에 걸친 일대 `변혁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사유재산 보호 등을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 작업을 위해 고위급 기구를 비밀리에 발족시켰다는 파이낸셜타임스 12일자 보도는 지난 20여년간 중국의 개혁 개방 작업을 법ㆍ제도적으로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뜻하는 것으로 1949년 중국 공산당 집권 이래 국가 이념의 근간이 변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개혁 작업은 출범 3개월을 맞는 후진타오 정부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의 사유 기업에 대한 차별을 없애 중국의 민간 경제 발전을 촉진시키는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헌법 12조항에는 “국유 재산 보호”에 대한 내용만이 명시돼 있을 뿐 사유 재산에 관한 표현이 생략돼 있다. 이 때문에 민간 기업들은 중국 경제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음에도 불구, 자금 대출 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제도적으로 차별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 전문가들은 사유 재산 보호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이 처음으로 헌법에 등장하게 되면 민간 경제 활성화를 통해 중국 경제 성장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 타임스는 개별 사설을 통해 이번 헌법 개정이 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재벌 저우젠기에 대한 중국은행의 불법 대출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과 함께 중국이 투명성 강화와 진정한 자본주의 체제 도입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중요한 징표로 받아들여진다고 평했다. 이는 최근 중국의 외자ㆍ민간 기업들이 중국 경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게 되는 등 자본주의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사회주의 시장경제`로는 더 이상 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중국 지도부의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개혁작업은 또 후진타오 주석이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그늘에서 벗어나 명실공히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후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민주화 작업을 단행, 공산당내 관직에 대한 내부 감시를 강화하고 부패를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오는 7월 1일 공산당 72주년 경축행사에서 민주선거와 경쟁 방식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공산당 내 정치 개혁 작업 착수를 선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방 관직과 주요 도시의 시장 임명시 복수 후보를 등록, 인민회의 투표를 통해 인물을 선출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러한 당내 민주주의 강화는 현재의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를 약화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이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문은 중국 지도부가 여전히 반대당을 인정하는 정당체제나 직접 투표와 같은 변화를 수용할 태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관련기사



윤혜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