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블랙먼데이' 각국 충격완화 부심

미 증시 폭락의 여파로 17일 아시아 등 각국 증시가 동반 급락세를 보이자 각국 정부가 「충격완화」에 부심하고 있다.이날 일본 등 아시아 정부 관료들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정기총회에 참가를 위해 워싱턴에 모인 세계 금융지도자들도 『세계 경제의 여건은 여전히 건실하다』며 폭락확산방지 및 충격 최소화를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 재무부 관리들은 선진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국의 주가 대폭락 사태에 대해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고 일본의 IMF 이사인 요시무라 유키오가 16일 전했다. 요시무라 이사는 재무장관 회의에서 지난주 증시 폭락 사태가 미국 경제에 「유익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왔으며 미국 관리들은 이번 사태를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투자환경과 시장은 오르내릴 수 있는 것이지만 장기적인 흐름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본다』면서 그 근거로 『유가는 하락하고 있고 물가상승률은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성장은 매우 건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은 주가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대폭 상승은 유가상승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미국의 실물경제는 매우 양호하며 우리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인플레를 경계함으로써 이를 억제해 왔다』고 밝히고 앞으로 수개월내에 심각한 인플레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지난 96년부터 증시 과열을 경고해 온 그린스펀 의장은 15일 한 연설에서 『불확실성에 직면하는 것은 인간사의 일반적인 경험이며 회피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어 행동』이라면서 증시 상황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17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가 10년만에 최대의 폭락세를 보이자 사카이야 다이치 일본 기획청 장관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공적자금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시 폭락이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정도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증시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에른스트 벨테케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독일에서는 주식시장에 투자된 자금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이번 사태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고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재무장관 역시 『대다수의 분석들이 유럽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스트 지버트 독일 세계경제연구소장은 지난주 월스트리트의 대폭락에 대해 『지난 90년 일본에서 발생한 증시 붕괴와 같은 사태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정』이라면서 지나치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도쿄= 입력시간 2000/04/1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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