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천년 새 국제영화제가 온다

「영화를 둘러싼 모든 통념과 상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남다른 영화. 내용과 형식의 미학에서, 제작방식에서 「다름」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영화.」새천년 첫해를 시작하는 국제영화제가 「온고을」 전주에서 시작된다. 부산·부천에 이어 또다른 영화축제 한마당으로 기대를 모으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28일~5월4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얼터너티브 필름(ALTERNATIVE FILM-대안영화)·디지털필름·아시아 독립영화 150여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오! 수정」(홍상수 감독).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 남자의 밀고 당기는 사랑이야기를 각각의 기억으로 보여주는 흑백영화다. 문성근·정보석·이은주 등이 출연했다. 폐막작은 「아시아 인디영화 포럼」수상작이 올려진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 영화시장에서 한국 영화산업을 프로모션하는데 역점을 두고, 부천국제영화제가 부천시의 특성에 맞게 영화가 지닌 환상·휴식의 측면을 적절히 부각시켰다면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떤 첫 만남을 제시하고 있을까. 이 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소영·정성일씨는 『흥미진진한 영화로부터 세계 최전선에 서 있는 대안적 영화, 그리고 디지털이라는 뉴테크놀로지를 실험한 작품들의 자유롭고 풍성한 향연장이라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실험영화제가 아니므로 전위적인 영화 일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크게 메인프로그램·섹션 2000·특별기획으로 구분된다. 메인프로그램에는 「시네마 스케이프」「N-비전」「아시아 인디 영화 포럼」「한국영화」로 나눠진다. 「섹션 2000」에는 「애니메이션 비엔날레」「오마쥬와 회고전」「미드나잇 스페셜」로, 「특별기획」에는 「전주 디지털필름 워크숍」「디지털 삼인삼색」으로 짜여졌다. 주요 섹션별 작품을 프리뷰하는 전주국제영화제로 여행을 떠나보자 ▲시네마스케이프=세계 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코너. 스릴러, 코미디, 액션, 호러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다. 일반관객과 영화 매니아 누구나 흥미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섹션이다. 특히 지난해 로테르담국제영화제와 칸국제영화제서 화제가 되었던 프랑스영화 「로망스」, 인간의 영혼과 상처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드러나는 일본영화 「오디션」, 장르의 구분을 넘어서 범죄 스릴러와 로맨스·코미디의 혼합물인 「와일드 사이드」, 「러브레터」의 후지이 이츠키 역을 맡아 청춘스타의 반열에 오른 가시와바라 다카시가 주연을 맡은 대만영화「지금, 죽고 싶은」, 세계 여러 영화제서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포르노그라픽 관계」, 선댄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주디 베를린」과 「파이」등 17편으로 엮어진다. ▲N-비전=탄생의 한세기를 넘긴 필름영화의 대안으로 떠오른 디지털 영화의 현재와 미래, 그 다양한 스펙트럼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우선 덴마크 「도그마 95」집단이 연 디지털 영화의 전형(핸드헬드로 찍은 거친 질감의 화면, 자연 조명 등)이 어떻게 변형되고 발전해 가고 있는지를 가늠해본다. 디지털의 대중적인 접근을 시도한 프렌치 도그마의 첫번째 작품「연인들」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존 아캄프라와 존 조스트라는 대표적인 디지털 영화 작가의 작품들이 특별 소개된다. 이밖에 일본·이탈리아·미국 등 작품 18편을 상영한다. ▲아시아 인디영화 포럼=이 영화제 유일한 경쟁부문이다. 동아시아 인디영화 작가들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재기발랄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두 편의 대만영화「러브 고고」와 「잼」, 일본의 극우주의자 여성 락커와 극좌파의 감독이 만나 만든 「새로운 신(神)-포스트 이데올로기」, 상해국제영화제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던 중국영화 「월식」등 17편이 경쟁한다. 독립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온 여성영화인들의 작품 6편도 특별상영된다. ▲한국영화=장편 부문 상영작은 「플란더스의 개」「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인터뷰」「섬」「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등 모두 5편. 이중 류승완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15편의 단편도 상영한다. ▲애니메이션 비엔날레= 여섯 명의 남녀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마스터베이션을 통해 쾌락에 탐닉해간다. 이들은 마스터베이션을 통해 암암리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이 밝혀진다. 체코의 세계적인 초현실주의 영화감독 얀 슈반크마이에르의 최신작「쾌락의 공범자들」내용이다. 이같이 이 섹션에서는 TV나 비디오에서 접해오던 주변영화들과 차별화된다. 누구나 쉽게 다가가 색다른 시선으로 다시 읽는 「동화의 진실」과 자신만의 남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저편의 진실」로 구분돼 장편 4편, 단편 35편이 소개된다. 오마주와 회고전= 대안영화로 명성을 쌓아온 샹탈 애커만(벨기에, 70년대 이후 가장 중요한 페미니스트 감독)·알렉산더 소쿠로프(러시아, 타르코프스키 의 계승자이자 이미지 연금술사)·후 샤오시엔(대만)의 대표작 18편을 상영한다. 특히 애커만과 소쿠로프의 작품이 필름상영으로 국내 처음 소개된다. 인도영화 거장 리트윅 가탁의 「강」, 프랑스 요리스 이벤스의 「바람 이야기」를 비롯해 「카메라를 든 사나이」등 러시아 무성영화들을 소개한다. ▲미드나잇 스페셜=「로저 코먼의 밤」「아시아의 위험한 밤」「사탄탱고의 밤」으로 구성된다. 로저 코먼은 미국 B급 영화의 대부. 「환각특급」「흡혈식물 대소동」「기관총 엄마」등을 상영한다. 「아시아…」에서는 「히스테릭」「철남」「사국」등 아시아의 사이코 스릴러와 호러물을 보여준다. 「사탄탱고의 밤」에서는 7시간18분의 장편 「사탄탱고」를 공개한다. 이밖에 「디지털 삼인삼색」은 「빤스벗고 덤벼라」(박광수감독), 「N-2」(김윤태), 「진 싱 파일」(장 위엔)등으로 엮어지며, 「전주 디지털 필름 워크숍」은 시민들이 만든 디지털영화의 장으로 꾸민다. 「시민프로그램」은 한국영화 회고전과 독일영화 특별상영으로 꾸며진다. 한국영화로는 50~60년대 김승호·허장강이 출연한 작품 「피아골」「로맨스 빠빠」「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등 9편이 상영되며, 독일영화 특별상영으로는 베르너 헤어초크의 다큐멘터리「디에터는 날아야 한다」등 통일전후 독일사회의 모습을 담은 영화 6편이 목록에 있다. 한편 영화제 입장권은 일반상영작 4,000원. 개·폐막식 상영작 8,000원. 심야상영작 1만원이며 일반예매는 전북은행 전국 각 지점과 인터넷(WWW.CIFF.ORG)과 전화(02-700-3114, 02-707-1133)로 지난 12일부터 시작됐다. 박연우기자YW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4/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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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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