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금·투신, 급락장 '구원병' 되나

연기금, 5일연속 삼성전자등 시총 상위 종목 사들여<br>프로그램 매도 우위 속 투신도 순매수 전환 "긍정적"


코스피지수가 5일 1.55% 하락하며 1,400선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지수흐름이 여전히 불안하다. 하지만 연기금과 투신권의 순매수가 들어오고 있는 점이 희망적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수차례의 경험을 되짚어보면 연기금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설 때마다 코스피지수는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상승 추세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매가 매도 우위를 보이는 와중에도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땐 매수 우위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기금 5거래일째 순매수 지속=연기금은 지난 1일 이후 닷새 연속 ‘사자’ 우위에 나섰다. 이날에만 1,222억원 순매수를 했고 최근 닷새간 무려 8,74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연기금은 닷새간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을 주로 순매수했다. 4일까지 삼성전자를 1,059억원어치 샀고 포스코(604억원), 현대중공업(362억원), 현대차(344억원), 두산중공업(247억원) 등도 매수했다. LG전자와 한국전력ㆍ삼성증권ㆍSK텔레콤 등도 사들였다.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치우침은 보이지 않는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내에서 고르게 매수한 점을 고려하면 연기금은 사실상 코스피를 매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수가 1,500대를 이탈한 후 줄곧 매도 우위를 보였던 투신도 이날 1,015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섰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2,312억원 순매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수가 나왔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 개입이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는 와중에 투신권의 순매수가 잡혔다는 것은 의미 있는 부분”이라며 “다음주 옵션 만기일을 무난히 넘길 경우 현 지수대는 매수 관점에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기관 순매수 계속될까=그러나 기관이 지속적으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연기금이 시총 상위주 위주로 매집에 나섰다는 건 결국 정부와 시장의 매수 ‘압력(?)’을 어쩔 수 없이 집행하는 와중에 위험을 최소화한 기계적인 바스켓 매수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간 시차는 있을지 몰라도 연기금 매수의 기본 전략은 결국 시장 전체를 갖고 가는 것”이라며 “매수 상위종목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연기금 투입으로 효과적인 지지선이 만들어질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당장 반등을 이끌어낼 만한 모멘텀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관점의 접근은 미뤄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론 지난해부터 연기금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설 때마다 단기적으로나마 지수 방어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지난해 8월 두 달 동안 무려 2조5,000억원 이상 연기금 순매수가 이뤄지면서 코스피지수는 1,630대에서 2,000대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후로도 지난해 11월과 올 2월, 4월 연기금이 대규모 매수 우위를 보였을 때마다 코스피지수는 바닥을 찍고 올랐거나 오름세를 더욱 키웠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특정 투자 주체가 추세를 바꾸기 힘들다고 볼 때 지수의 상승 가능성을 논하긴 힘들다”면서도 “시장의 자율반등을 감안해 우량주 중에서도 안정적 방어주와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교체매매를 단행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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