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사 체제인 국내 정유산업이 SK㈜와 LG칼텍스정유, 현대정유의 3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98년 1~11월중 국내 정유시장 점유율이 35.6%에 이르는 SK㈜는 14.7%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쌍용정유를 인수하면 순식간에 50.3%를 장악하게 된다. 그야말로 독주체제를 갖추는 셈이다. 특히 쌍용정유는 최근의 98년 결산에서 2,7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을 정도로 내용이 알찬 회사여서 SK㈜가 얻게 될 통합의 시너지효과가 상당히 클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쌍용정유를 인수하더라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는 기업으로 독자경영을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며 『계열사로 편입시킬지 여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쌍용정유라는 브랜드를 계속 사용할지, SK로 통합할지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게 SK의 설명이다. SK는 지금부터 인수비용이나 실사 등 쌍용정유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를 시작할 계획이다.
시장점유율이 30%수준인 LG칼텍스정유는 지난해부텨 『양적 확대보다는 질 위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수익성과 현금유동성을 중시하는 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덕분에 98년 결산결과 매출 7조9,000억원에 2,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팽창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지향하는 모습이다.
현대정유는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화에너지 인수를 마무리하면 시장점유율이 19.7%수준으로 뛰어오른다. 아직 한화에너지 채권금융단과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민과의 약속인 빅딜을 지켜야한다는 여론의 압박이 워낙 거센만큼 한화에너지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SK㈜와 쌍용정유가 합칠 경우 점유율이 35.6%와 14.7%의 합계인 50.3%가 된다는 단순논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시장재편과정에서 정유업체간 치열한 영역확장 다툼이 불가피할 것』고 내다봤다. 또 3개 정유사 체제가 굳어질 경우 각 사가 서비스나 가격, 질 경쟁을 회피한 채 담합을 일삼을 경우 석유류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손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