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문화산책] 한국판화미술제

판화(版畵)는 미술의 한 장르로 판을 만들어 종이 등 인쇄물에 찍어내는 예술이다. 판화는 회화에서 얻을 수 없는 독특한 맛이 있고 복수 제작이 가능해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들의 미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또한 현대식 주거공간에는 오히려 유화보다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복수(複數)성이 복제(複製)와 혼돈돼 회화의 복제수단 또는 인쇄물로 취급,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판화가 앞으로는 끝없이 추락하는 한국 미술시장에서 수호천사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 판화는 질적이고 양적인 면에서 미국ㆍ프랑스ㆍ영국ㆍ독일ㆍ일본 등과 더불어 세계적인 수준이다. 세계 유수의 공모전에 입상한 수많은 판화작가와 다수의 우수한 공방(工房),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판화미술제가 있다. 이웃 중국은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만국박람회를 유치해놓고 호텔ㆍ아파트 등 각종 현대식 건물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특히 미술품, 그중에서도 판화의 수요 또한 실로 엄청나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몇 개의 소규모 공방만이 목판화와 실크스크린 정도를 제작하는 정도에 그치는 수준인데 그 질도 낮다. 고난도의 동판화나 석판화의 기술은 현저히 떨어지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거대한 시장을 놓고서 세계 미술 강국들의 경쟁이 한창이다. 특히 프랑스는 올해를 ‘중국문화의 해’로 정하고 거국적으로 양국 문화교류에 엄청난 예산을 들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일본 또한 올해를 ‘판화의 해’로 정하고 중국과의 교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미술계도 미술인들이 힘을 모아 이웃인 중국과 일본의 미술시장을 철처히 분석하며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지리적인 이점을 살려 지금 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韓流)열풍에 판화를 가득 실어보내면 어떨까. 한국판화미술진흥회는 세계에서 두번째 규모인 ‘한국판화미술제’를 십수년간 계속 침체된 미술시장의 활로를 개척하는 터전으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달성(금산갤러리대표)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