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도요타 사태'… 美·日 통상마찰 핵으로 비화 될수도

[글로벌 포커스] '도요타 사태' 어디로 가나<br>리콜사태 최대 수혜는 美 업체, 日 언론 "자국車 보호 노림수"<br>美 정부는 "日 시장 폐쇄적" 지적, 도요다사장 청문회 분수령될듯




SetSectionName(); '도요타 사태'… 美·日 통상마찰 핵으로 비화 될수도 [글로벌 포커스] '도요타 사태' 어디로 가나리콜사태 최대 수혜는 美 업체, 日 언론 "자국車 보호 노림수"美 정부는 "日 시장 폐쇄적" 지적, 도요다사장 청문회 분수령될듯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도요타 자동차 개별기업의 문제에서 미ㆍ일 양국간 통상갈등의 핵으로.' 대량 리콜(수거 후 무상수리) 파문으로 시작된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태가 1개월 여를 맞았지만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갈수록 실타래 엉키듯 복잡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도요타 리콜 파문이 잘짜여진 각본에 의해 전개된 '구렁텅이를 향한 고등방정식'이라고 까지 표현하고 있다. 도요타 리콜사태의 1단계가 도요타의 신뢰도 흠집내기라면 2단계는 어디로 향하는 것인가. 2단계의 모습은 오는 24일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의 미 의회 청문회 참석자리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현지 여론이나 정치권의 도요타에 대한 시선이 곱지않다는 점에서 도요다 사장의 의회 청문회 결과는 내용과 무관하게 다양한 시빗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도요타가 리콜을 할 수 밖에 없는 '오류와 현실'을 수용하는 모습.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타국 최고경영자(CEO)가 품질 문제로 강도 높은 질문 수위가 예상되는 다른 나라 의회 석상에 선다는 모양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위증죄까지 적용하겠다는 심사여서 자칫 국제관례상 커다란 갈등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미국의 정서적 분위기와 달리 일본에선 점차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다 미국 내에서도 친도요타 성향의 의원들이 도요타 편들기에 나설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에서 미ㆍ일간 갈등 및 미국내 지역간 갈등 가능성도 충분하다. ◇리콜 사태 최대 수혜기업은 '리콜의 대명사 포드'= 도요타의 리콜 파문이 가열된 것은 지난해 9월. 매트 결림 문제로 575만대의 자동차가 북미시장에서 대규모 리콜 조치 되면서부터다. 이후 올 1월21일에는 북미시장에서 다시 230만대의 자동차가 가속 브레이크 결함 문제로 리콜됐다. 두 가지 결함을 모두 안고 있는 차종을 비롯해 지금까지 관련 문제로 전 세계에서 리콜된 도요타 자동차 수는 약 850만대를 헤아린다. 이 결과의 수혜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리콜의 대명사 격이었던 포드가 차지했다. 지난 1월 미 시장에서 도요타자동차의 월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 가량 줄어든 반면 미 3사 중 포드의 판매량은 25%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 제너럴모터스(GM)의 판매량은 14% 올랐다. 이를 놓고 미 주간지 타임은 최근호에서 '최악의 리콜 사례 10선'을 언급하며 도요타의 리콜 파문을 선두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 중 리콜 10선에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린 업체는 포드. 단일 차종 최대 리콜 기록도 포드가 갖고 있다. 포드는 지난 2000년 주행 중 타이어 펑크로 약 650만대의 타이어를 교체한 바 있다. 지난 2008년엔 자동운전제어장치인 크루즈컨트롤 스위치 결함으로 무려 1,20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 조치했다. 96년엔 점화스위치 결함으로 900만대를 리콜하기도 했다. 이번 리콜 사태 초반에도 포드는 조용히 일부 자동차 모델의 리콜 방침을 천명했었다. 사태 초반 일본 언론을 중심으로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접수되는 민원은 한 해 3만건을 헤아리는 데 도요타 비판에만 너무 치중돼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 것도 이런 이유다. 일본 언론들은 사태 초반부터 이번 사건을 일본 산업에 적대적이었던 1980년대 통상분쟁이 재현되는 것이라 해석했다. 주간지 동양경제는 "GM이 붕괴된 뒤 미국 차 산업은 사기를 잃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중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국 메이커들을 보호하려 하고 있어 도요타 파문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미 자동차 노조인 전국자동차노동조합(UAW) 간부가 도요타-GM 합작공장의 폐쇄 방침을 들어 "도요타가 미 노동시장을 훼손하려 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지적하며 미국 내 반 일본 정서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미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를 비롯한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은 지난 1월에도 46.2%에 달하며 미3사(45.6%)를 앞섰다. ◇도요타가 미국의 차산업 육성책 수혜를 뽑아갔다=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9월까지 빠르게 회복했다. 미국 정부가 신차 보조금을 지원해온 시기와 일치한다. 이후 보조금 지원이 끊긴 9월에 주춤했으나 이후 연말까지 3개월 동안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문제는 신차 보조금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곳이 중소형 라인을 다수 보유한 도요타였다는 점. '미 제조업 자존심'의 몰락 뒤 새 판을 짤 때 가장 큰 방해물이 일본 자동차로 드러난 것. 특히 일본의 하토야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양국 사이엔 역대 최악의 난기류가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현지에 4개의 공장을 보유하는 등 미국 내 고용시장에서 십분 위상을 점유하고 있는 도요타가 일방적으로 무너지는 이유를 여기서 찾는 시각이 상당하다. 주지하다시피 미 정부는 현재 GM의 지분 61%를 보유한 업체 주주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미 차 산업의 본산지 디트로이트의 이코노믹 클럽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실었다. 그는 "최근 재개된 일본 시장의 신차 보조금 프로그램이 친환경 차량에 제한돼 있어 미국 브랜드가 혜택을 입지 못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커크 대표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자동차 시장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우리는 정부에 의한 왜곡에서 자유롭게 될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리콜 파문으로 도요타의 품질 경쟁력이 하루 아침에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렇지만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이번 사태의 파장이 도요타에 대한 신뢰도를 어디까지 흔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고 도요타 잠재 고객들이 등을 돌린다면 이는 미국 내 점유율의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대규모 리콜 사태는 경쟁사에게 절호의 기회가 됐다. 지난 2000년 미쓰비시는 76만대의 대규모 리콜을 단행했는데 이는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닛산자동차가 회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도요타의 미 시장 안착을 도운 것도 2000년 포드의 대규모 타이어 리콜이었다. 이후 도요타의 점유율은 포드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헌데 지난 1월 도요타의 월간 판매는 안착 직전인 199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점유율도 포드에게 2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접점없는 대치 언제까지= 단일 시장의 경쟁력 저하가 한 회사의 미래까지 위협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도요타의 경우라면 좀 다를 수 있다는 점. 일본 시장의 성숙으로 80년대 미 진출을 본격 타진, 통상 압력을 넘기 위해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한 미국은 도요타에게 제2의 내수시장이다. 반면 도요타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2009년 기준 5.1%에 불과하다. 신흥 시장 내 위상도 브랜드 파워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중국시장에서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은 5%로 상해VW(8.7%)ㆍ북경현대(6.9%)ㆍ상해GM(8.5%)ㆍ동풍닛산(6.2%) 등에 크게 뒤져있다. 인도 시장에서도 도요타의 점유율은 0.6%에 불과해 현대차(20.6%)ㆍ혼다(4.4%)ㆍGM(3.9%) 등에 크게 못 미친다. 이는 혼다와 닛산이 이익의 40%를 중국에서 얻고 있는 점과 크게 대비된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은 '갈라파고스 제도'로 불려왔다. 싼 연비와 광활한 대륙, 왕성한소비 성향을 기반으로 유럽ㆍ아시아 등과 같지 않게 덩치가 크고 무거운 중대형 자동차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미 시장에 흠뻑 취했던 도요타 역시 이 같은 '갈라파고스의 함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흥국가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는 더 이상 세계 최대 업체가 아니다. 이번 리콜 사태는 도요타가 지난 2008년 GM을 누르고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등극한 지 채 1년이 못 돼 터졌다. 도요타가 '1등 업체의 숙명'이라 할 리콜 파문을 딛고 선전을 계속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지금 주목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글로벌 포커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도요타 쇼크! 日 신화 붕괴 어디까지…] 핫이슈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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