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찾는 멋에 사는 「풍류남」 송창대(47) 사장. 그는 한국의 미식가들이 「샤브샤브」를 맛볼 수 있게 한 장본인이다. 강남 청담동에 샤브샤브 전문점 「진상」을 경영하는 송사장은 한 때 잘나가던 실내 건축 디자이너.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다니던 시절부터 화랑을 경영할 만큼 정열에 넘친 사람이다.시각 예술을 전공한 송사장의 부전공은 「미각 예술」. 감각을 극도로 자극한다는 점에서 둘은 통하는 면이 있다. 송사장은 『내가 만든 공간에서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낄 때 즐겁다』고 말한다. 그렇게 좋아하던 건축을 그만둔 이유에 대해 그는 『지인들에게 내가 만든 음식을 맛보게 하는 것이 더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일본 여행길에서 처음 맛본 샤브샤브에 반한 그는 지난 87년 국내 처음으로 청담동에 샤브샤브 전문점을 차렸다. 실내 장식은 물론, 부전공을 살려 메뉴 개발도 본인이 직접 했다.
응용미술을 전공한 덕에 컴퓨터와 일찍 친해진 그는 우리나라 음식점 중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에 홈페이지(WWW.JINSANG.COM)를 만들었다. 당시 진상의 홈페이지는 텍스트로 음식점을 소개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진상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모니터 앞에서 절로 군침을 삼키게 된다. 선홍색의 각종 샤브샤브가 너무도 맛나 보이기 때문이다.
송사장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단골을 관리하고 새로운 손님도 끈다.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회원 등록을 하고 쿠퐁을 출력하면 30%를 할인해 준다. 또 회원이 자신의 생일날 진상을 찾으면 샤브샤브도 먹고 멋진 생일 케익도 공짜로 받을 수 있다.
진상의 맛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자 송사장은 체인점을 내자는 제의도 여러번 받았다. 하지만 그는 단 몇 개의 직영점만 고집한다. 『내가 직접 신경쓸 수 있는 만큼만 제대로 만들고 싶습니다』는 그의 말엔 옹골찬 장인정신이 담겨 있다. 지금 그가 경영하는 직영점은 청담동점과 서초동점 단 두 곳. 미국에서 그의 부인이 관리하는 샌디에이고점을 합쳐도 그가 만든 샤브샤브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세 곳 뿐이다. 진상의 홈페이지에 가면 세 곳의 위치와 전경을 볼 수 있다.
「단 두 개의 테이블만 놓인 중국집」. 송사장이 꿈꾸는 새로운 사업이다. 자신이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테이블 앞에서 요리에서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끝내는 식당이다. 『이웃에 있는 이태리 식당에서 먼저 이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라며 그는 아쉬워 한다. 『하지만 그 곳엔 테이블이 세 개죠』. 자신이 정성을 다할 수 있는 수의 고객에게만 서비스를 하겠다는 그의 고집이 두 테이블에 모아지는 날이 곧 올 것 같다. (02)540-6038
김창익기자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