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임원인사 언제할까" 고심
시민단체 비판·연초 경영누수 방지 저울질속
주요 기업들이 임원인사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재계는 정부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주총전 인사는 '황제경영의 전형'이라는 입장을 수용, 당초 내년 2~3월 주총직전 인사를 실시하기로 했으나 SK가 예년처럼 연말에 인사를 단행하자 시기조정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SK가 지난주 계열사별 인사를 실시한데 이어 현대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이번주 현대상선을 시작으로 이달안에 현대중공업, 내년초에 현대건설이 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22일 일반직원 인사에 이어 임원은 27일 양재동 사옥 입주식 이후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은 지난주 코오롱건설이, 18일 코오롱상사와 코오롱정보통신, 코오롱신용정보가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어 ㈜코오롱도 이번주에 인사를 실시하는등 계열사별 인사를 올해안에 끝내기로 했다. 이밖에 매년 10~11월 인사를 실시한 한화도 시기는 다소 미뤘으나 연내 임원인사를 끝내고, 사장단은 2~3월중 실시하기로 했다.
금호는 과거처럼 크리스마스 이전에 실시하거나 늦어도 연내에 인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당초 예상보다 인사를 앞당기기로 한 것은 계열사별 인사를 통해 인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강조하면서 황제경영에 대한 비판을 해소하는 한편 무엇보다 연초(1~2월)의 경영의 혼선을 막기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사회 의결사항인 임원인사를 연말연시에 내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참여연대의 요구가 법적으로 하자가 없지만 주총에 앞서 인사를 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기 때문에 인사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주총시기에 인사를 할 경우 적어도 내년 1ㆍ4분기는 경영누수현상이 불가피하다는게 고민이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을 비롯 LG, 한진, 롯데, 효성, 쌍용 등 주요 그룹들은 인사를 내년 2월중에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도 가능한 시기를 앞당기는게 경영에 도움이 된다며 발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고진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