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세계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급증과 인플레이션 우려, 달러 약세 등으로 원자재시장의 투자매력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원자재에 투자해 짭짤한 이익을 거둔 투자기관들이 올해도 원자재시장에 다시 돈을 쏟아 부을 준비를 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알타베스트월드와이드트레이딩의 마이크 암부르스터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올해도 원자재시장이 활황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강세장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증가 속 공급차질=‘원자재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의 원자재 수요는 올해도 좀처럼 식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은 올해 9%에 근접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건설특수도 예상돼 원자재를 지속적으로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광산업체들은 그간 설비투자 노력을 등한시해온 가운데 파업 등 생산차질이 이어지고 있어 수급 불균형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4일 구리 값이 사상 최고로 뛰어오른 데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코델코의 근로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또 브라질이 가뭄으로 인해 사탕수수 생산량이 당초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경고하면서 설탕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원자재 투자 늘어=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실물자산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 트릴랜드USA의 구리 트레이더인 마크 모건은 “투자자들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원자재를 매입하고 있다”면서 “상품보다 인플레에 더 안전한 투자수단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자재시장을 지배하는 테마가 인플레이션이라는 지적이다. 달러화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원자재시장에는 호재다. 특히 금값의 경우 달러가 급락하며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부각돼 25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투자자금 몰려 원자재 강세 계속 전망=바클레이즈캐피털은 이날 보고서에서 원자재 가격 강세와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다변화 수요가 맞물려 원자재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관들의 원자재 투자규모가 아직 적정 수준을 밑돌고 있는 만큼 올 1ㆍ4분기 원자재시장 자금유입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미국의 원자재 연계 뮤추얼펀드 자금유입 동향을 살펴보면 1ㆍ4분기에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원자재시장에 투자하는 세력도 일부 헤지펀드들에서 벗어나 연기금펀드 및 각종 기금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는 추세다. 바클레이즈는 이에 따라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의 움직임이 당분간 원자재 가격 변동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